[4.19포럼] '한국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강연 : 백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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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총체적 위기국면에 직면해 있다.
성장 경상수지 물가 외채 등 거시지표는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마저 겹쳐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고사직전''에 몰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은 지난달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19
포럼에 참석, ''한국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위해선 올바른 경제관념의 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21세기를 앞두고 국가경제전략을 새로 설계할 것"을 주문하고
"무엇보다 정부가 솔선수범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경제는 지금 격변의 21세기를 가름하는 전환점에서 내일을 이끌어가야
할 올바른 "경제이념"과 "규범"이 없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날의 왜곡된 부의 축적과정의 병폐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과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1천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외채, 누적되어가는 무역적자, 공동화되어
가는 중소기업기반, 연초부터 벌어진 노동법 파동과 지각을 흔든 한보사태의
회오리 등 이 모든 문제는 분명히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에서
나타난 심각한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자본주의 경제관념의 확립, 이것은 한나라가 추구해야 할 정신적
기반이며 초석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장 어려운 정신적 갈등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기존생산체제가 형성한 사상, 규범, 제도, 관행, 인간의 내면적.
관습적 고정관념들과의 싸움이며 기득의 권리, 부, 영예 등과의 갈등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대혼란들은 모두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융실명제, 투기억제, 집단이기주의, 정치적 혼란 등 이 모든 사항은
자본주의 체제의 정신적 갈등이다.
이같은 갈등은 지금까지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타성적 관행과 낡은 사상
속에 묻혀있는 경제가치관의 혼돈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혼돈 때문에 지금 경제학의 윤리와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고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공동체이든간에 너와 나를 잇는 공감적 유기질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토양에서는 올바른 경제적 가치관이 창조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과 초조의 본질은 사상적 혼돈과
자본주의 무질서의 심연에 깊숙히 흩어져있는 비인식에 의한 것이다.
오직 경제만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를 경영하려는 상부구조인 정치와 연합하고 일체적 이념위에서만이
올바른 경제질서가 창조될 수 있다.
그런뜻에서 우리경제체제에 알맞는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정립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우리경제는 지금 더욱 어려워져가는 국제환경과 대내적인 취약요인을
안고 그 어느때보다도 불확실한 미래의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총체적인 경제체질의 혁신과 더불어 앞을 바라보는 정책
발상의 대전환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은 순수한 이론적 근거와 총량적 모델에 의해 규정되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윤리와 경제적 조직기반에 의해 지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내일을 바라보는 장기적 시각에서 오늘의 국가경제운영
전략을 총체적으로 재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경제개발에 치중한 성장정책은 어느정도의 목표달성으로 국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킨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경제.사회 각 부문에 역기능적 변화가 생기고 나아가 그것이 인간의
정신면에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부작용이 적지않았던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가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사회적 긴장을 가져오는 소비자물가의 심한
상승, 도시화에 따른 공해나 교통문제의 심각성이 부작용으로 꼽힌다.
또 경제개발에 성공한 나라라는 국제적 평가에 따른 국제적 책무의 증대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이제야말로 우리는 국내경제중심의 발전시대로부터 세계적 시야에 서서
널리 경제와 사회 또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적 발전을 도모하는 이른바
진보와 조화의 새로운 국민적 가치관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인들도 경제대개혁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
새로운 가치관의 확립과 민족적 발전의 질서형성에 앞장서고
산업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와 기업과의 역할 및 관계를 명확히 하고 안이한 보호정책을
배제함과 동시에 자기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사회의 진보와 조화를 위해 보다 폭넓은 시야와 대책으로 사회적
대립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자각적 행동을 취해야 할 때다.
정치인들도 영지와 용기로써 지도력을 발휘해 새로운 국민적 가치관
확립과 이에 준하는 제도나 조직의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해야겠다.
한편 그동안 경제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나타난 국민 각층의 의식구조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각종 통계나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산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튼튼한 안정대가 형성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중산층의 폭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중산층이 공동체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궁극적으로 볼때 오늘의 경제개혁이 담아야할 내용의 큰 물줄기는 두가지
흐름으로 엮을 수 있다.
즉 그 하나는 선진단계로 접어드는 우리경제의 능률을 향상시키고 치열한
국제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산업체질을 총체적으로 재정비하는 일이다.
또 하나는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 위에서 자본주의체제가 경제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그 체제와 질서를 재정비하는 일이다.
우선 경제 능률화를 위한 산업구조개혁은 우리경제가 선진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새로운 도약단계에서 성장엔진을 전면 개편보수해야 한다는 큰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과점과 재벌문제 등 산업조직의 개편문제를 위시해서
과잉투자 중복투자 등 재원의 낭비를 근원적으로 억제해야 한다.
전문화와 계열화의 기틀 위에서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이 공고히 갖춰질
수 있도록 그 체제의 정비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또 기술투자 우선의 지원태세확립과 더불어 기술 경영 인력수급면에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산업정책이 포괄적으로 재정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날의 개발모델은 이제 그 스스로가 성장주도력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2000년대라고 하는 새로운 발전연대를 왜곡시키고
있다.
앞으로 경제는 보다 더 긴 안목에서 새로운 성장함수를 모색해야 하는데
그것은 이미 다가온 고도산업사회에로의 혁신과 이를 통한 성숙단계에로의
이행을 추구할 수 있는 포괄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은 2000년대를 대비한 국가경제운영전략면에서 새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가용재원을 재편성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가예산에서부터 변혁을 위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 정부예산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이며 경직적이다.
나라살림의 규모가 1년간 70조원에 달하고 추경예산도 연간 10조원을
넘고 있다.
낡은 정부조직법과 규범에 얽매여있는 수많은 정부기구와 산하기관들이
아직도 거대한 힘을 과시하며 존재하고 있다.
민간에 이양되어야 할 허다한 기능도 정부의 독선과 권위주의 속에서
버림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투자기관은 과감하게 축소되거나 민간에 이양되어야 한다.
여기에다 현재 정부나 정부산하기관의 사금고형태로 퇴장되어 있는 각종
기금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기술투자를 위한 국가적 지원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세기는 기술주도시대임이 명백하다.
기술혁신, 신기술 도입, 첨단기술산업의 개발 등 다양한 기술고도화시대에
대비해 적어도 연간 GNP(국민총생산)의 5%에 달하는 기술투자재원의 확보는
물론 기술인력개발을 위해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로 환경보존과 자원재생 공해방지 등 고복지시대에 대비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상의 지원을 크게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로 조세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저소득층에 대한 생활안정과 복지욕구충족을 위해 조세제도의 포괄적인
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신세원의 발굴은 물론 왜곡되어가는 부의 역기능을 해소해나가야 한다.
또 절대다수의 국민을 위한 형평과 균형잡힌 복지사회를 구현함을 물론
불로소득과 과잉재산층에 대한 소득원을 색출하고 왜곡된 부의 축적과정을
근원적으로 막기위한 대담한 세제개혁이 단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다섯째로 중소기업정책을 더욱 활성화하고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
상인조직과 유통업계를 포함하는 중산층의 경제활동을 보호육성하고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버림받고 있는 영세상인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소기업시책을 한층 폭넓게 다져나가야 한다.
지금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은 국운을 건 대역사이다.
국제수지개선 물가안정 민생안정 등 이 모든 문제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육성문제로 귀착된다.
노동법 개정의 싸움판에서 몰락해가는 중소기업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선진국들은 앞다퉈 중소기업육성에 혈안이 돼있다.
창업보조금 기술수당 고용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도 구호로서만이 아니라 실제로 피부에 닿는 정책대안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 정리=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
성장 경상수지 물가 외채 등 거시지표는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마저 겹쳐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고사직전''에 몰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은 지난달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19
포럼에 참석, ''한국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위해선 올바른 경제관념의 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21세기를 앞두고 국가경제전략을 새로 설계할 것"을 주문하고
"무엇보다 정부가 솔선수범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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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지금 격변의 21세기를 가름하는 전환점에서 내일을 이끌어가야
할 올바른 "경제이념"과 "규범"이 없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날의 왜곡된 부의 축적과정의 병폐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과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1천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외채, 누적되어가는 무역적자, 공동화되어
가는 중소기업기반, 연초부터 벌어진 노동법 파동과 지각을 흔든 한보사태의
회오리 등 이 모든 문제는 분명히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에서
나타난 심각한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자본주의 경제관념의 확립, 이것은 한나라가 추구해야 할 정신적
기반이며 초석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장 어려운 정신적 갈등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기존생산체제가 형성한 사상, 규범, 제도, 관행, 인간의 내면적.
관습적 고정관념들과의 싸움이며 기득의 권리, 부, 영예 등과의 갈등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대혼란들은 모두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융실명제, 투기억제, 집단이기주의, 정치적 혼란 등 이 모든 사항은
자본주의 체제의 정신적 갈등이다.
이같은 갈등은 지금까지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타성적 관행과 낡은 사상
속에 묻혀있는 경제가치관의 혼돈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혼돈 때문에 지금 경제학의 윤리와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고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공동체이든간에 너와 나를 잇는 공감적 유기질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토양에서는 올바른 경제적 가치관이 창조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과 초조의 본질은 사상적 혼돈과
자본주의 무질서의 심연에 깊숙히 흩어져있는 비인식에 의한 것이다.
오직 경제만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를 경영하려는 상부구조인 정치와 연합하고 일체적 이념위에서만이
올바른 경제질서가 창조될 수 있다.
그런뜻에서 우리경제체제에 알맞는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정립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우리경제는 지금 더욱 어려워져가는 국제환경과 대내적인 취약요인을
안고 그 어느때보다도 불확실한 미래의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총체적인 경제체질의 혁신과 더불어 앞을 바라보는 정책
발상의 대전환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은 순수한 이론적 근거와 총량적 모델에 의해 규정되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윤리와 경제적 조직기반에 의해 지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내일을 바라보는 장기적 시각에서 오늘의 국가경제운영
전략을 총체적으로 재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경제개발에 치중한 성장정책은 어느정도의 목표달성으로 국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킨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경제.사회 각 부문에 역기능적 변화가 생기고 나아가 그것이 인간의
정신면에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부작용이 적지않았던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가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사회적 긴장을 가져오는 소비자물가의 심한
상승, 도시화에 따른 공해나 교통문제의 심각성이 부작용으로 꼽힌다.
또 경제개발에 성공한 나라라는 국제적 평가에 따른 국제적 책무의 증대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이제야말로 우리는 국내경제중심의 발전시대로부터 세계적 시야에 서서
널리 경제와 사회 또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적 발전을 도모하는 이른바
진보와 조화의 새로운 국민적 가치관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인들도 경제대개혁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
새로운 가치관의 확립과 민족적 발전의 질서형성에 앞장서고
산업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와 기업과의 역할 및 관계를 명확히 하고 안이한 보호정책을
배제함과 동시에 자기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사회의 진보와 조화를 위해 보다 폭넓은 시야와 대책으로 사회적
대립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자각적 행동을 취해야 할 때다.
정치인들도 영지와 용기로써 지도력을 발휘해 새로운 국민적 가치관
확립과 이에 준하는 제도나 조직의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해야겠다.
한편 그동안 경제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나타난 국민 각층의 의식구조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각종 통계나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산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튼튼한 안정대가 형성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중산층의 폭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중산층이 공동체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궁극적으로 볼때 오늘의 경제개혁이 담아야할 내용의 큰 물줄기는 두가지
흐름으로 엮을 수 있다.
즉 그 하나는 선진단계로 접어드는 우리경제의 능률을 향상시키고 치열한
국제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산업체질을 총체적으로 재정비하는 일이다.
또 하나는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 위에서 자본주의체제가 경제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그 체제와 질서를 재정비하는 일이다.
우선 경제 능률화를 위한 산업구조개혁은 우리경제가 선진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새로운 도약단계에서 성장엔진을 전면 개편보수해야 한다는 큰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과점과 재벌문제 등 산업조직의 개편문제를 위시해서
과잉투자 중복투자 등 재원의 낭비를 근원적으로 억제해야 한다.
전문화와 계열화의 기틀 위에서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이 공고히 갖춰질
수 있도록 그 체제의 정비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또 기술투자 우선의 지원태세확립과 더불어 기술 경영 인력수급면에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산업정책이 포괄적으로 재정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날의 개발모델은 이제 그 스스로가 성장주도력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2000년대라고 하는 새로운 발전연대를 왜곡시키고
있다.
앞으로 경제는 보다 더 긴 안목에서 새로운 성장함수를 모색해야 하는데
그것은 이미 다가온 고도산업사회에로의 혁신과 이를 통한 성숙단계에로의
이행을 추구할 수 있는 포괄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은 2000년대를 대비한 국가경제운영전략면에서 새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가용재원을 재편성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가예산에서부터 변혁을 위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 정부예산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이며 경직적이다.
나라살림의 규모가 1년간 70조원에 달하고 추경예산도 연간 10조원을
넘고 있다.
낡은 정부조직법과 규범에 얽매여있는 수많은 정부기구와 산하기관들이
아직도 거대한 힘을 과시하며 존재하고 있다.
민간에 이양되어야 할 허다한 기능도 정부의 독선과 권위주의 속에서
버림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투자기관은 과감하게 축소되거나 민간에 이양되어야 한다.
여기에다 현재 정부나 정부산하기관의 사금고형태로 퇴장되어 있는 각종
기금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기술투자를 위한 국가적 지원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세기는 기술주도시대임이 명백하다.
기술혁신, 신기술 도입, 첨단기술산업의 개발 등 다양한 기술고도화시대에
대비해 적어도 연간 GNP(국민총생산)의 5%에 달하는 기술투자재원의 확보는
물론 기술인력개발을 위해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로 환경보존과 자원재생 공해방지 등 고복지시대에 대비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상의 지원을 크게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로 조세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저소득층에 대한 생활안정과 복지욕구충족을 위해 조세제도의 포괄적인
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신세원의 발굴은 물론 왜곡되어가는 부의 역기능을 해소해나가야 한다.
또 절대다수의 국민을 위한 형평과 균형잡힌 복지사회를 구현함을 물론
불로소득과 과잉재산층에 대한 소득원을 색출하고 왜곡된 부의 축적과정을
근원적으로 막기위한 대담한 세제개혁이 단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다섯째로 중소기업정책을 더욱 활성화하고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
상인조직과 유통업계를 포함하는 중산층의 경제활동을 보호육성하고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버림받고 있는 영세상인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소기업시책을 한층 폭넓게 다져나가야 한다.
지금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은 국운을 건 대역사이다.
국제수지개선 물가안정 민생안정 등 이 모든 문제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육성문제로 귀착된다.
노동법 개정의 싸움판에서 몰락해가는 중소기업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선진국들은 앞다퉈 중소기업육성에 혈안이 돼있다.
창업보조금 기술수당 고용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도 구호로서만이 아니라 실제로 피부에 닿는 정책대안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 정리=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