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동호인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꽤 있다. 음악과 오디오라면 죽고 못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일부는 가족과 함께 상생의 미덕을 실현하느라 마치 스님이 된 듯 욕구불만을 참고 지내는 친구도 있다. 불철주야 바쁜 일터에서 땀 흘리며 음악이라곤 출퇴근 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잠시 듣는 게 전부인 사람도 있다. 일부는 아주 운이 좋은 경우여서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아 음악을 즐기며 몇 년에 한 번은 크게 업그레이드를 감행하는 사람도 있다. 가족들에게 음악을 선물하면서 자신도 즐거이 음악을 즐기는 그들은 나름 부럽다.흥미로운 건 음악의 끈을 놓고 있지 않은 사람들 특히 오디오는 음악의 도구로서 철저히 복무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의 오디오관(?)이다. 이들은 오디오를 주체로 생각하고 음향을 즐기는 철저한 오디오파일(audiophile·오디오 애호가)과 조금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예를 들어 최근 유행하는 알루미늄이나 카본 인클로저를 활용한 스피커를 추천해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들어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역시 나무 인클로저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제대로 내주지 못한다고 수줍게 고백한다.오랜만에 연락이 온 선배도 비슷한 경우다. B&W(바우저 앤 윌킨스) 802D를 수년째 써오고 있는데 업그레이드하고 싶다고 자문을 구해왔다. 금액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나는 위화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스피커로 추천했다. 동일한 브랜드의 신형인 802D4가 그것. 들어보고 그 선배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소리가 아니네요”. 진동판 소재가 대거 업그레이드되었고 인클로저에 알루미늄이 추가되었으며 크로
녹차를 하루에 석 잔 마시면 치매를 예방하고 암과 뇌졸중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녹차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노인은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의 원인인 대뇌 백질 병변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해당 연구는 약 9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해 커피나 차를 마시는 습관을 조사한 후 뇌를 촬영해 데이터를 분석했다.녹차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막는 항산화제가 풍부하다. 특히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 같은 카테킨이 많아 몸속 염증을 줄인다. 따라서 녹차의 규칙적인 섭취는 치매 예방뿐 아니라 암과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춰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이전 연구 결과들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22년 메타 분석에서는 녹차를 한 잔 마실 때마다 치매 위험이 6% 감소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2023년 발표된 연구는 하루 두 잔에서 네 잔의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뇌졸중 위험이 최대 24%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최근 다른 연구는 하루에 녹차 두 잔에서 석 잔을 마실 때 인지 기능 저하 위험 감소 효과가 가장 크며, 그 이상 마시더라도 추가 효과는 없다고 밝혔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훤칠한 키에 마른 몸을 가진 중년의 남자. 빠른 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하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걸음을 멈춰 선다. 물끄러미 하늘을 보며 무언가 읊조리는 남자. 남자는 말한다. “배가 고파졌다 (하라가 헷타·腹が減った).”<고독한 미식가>는 쿠스미 마사유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다. 2012년 첫 방영 된 이후로 13년간 한 번도 쉬지 않고 시청자를 만나온 <고독한 미식가>는 유독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수입 잡화상을 운영하는 ‘고로’상을 중심으로 그의 일상, 특히 ‘먹는 일상’에 집중한다. 고로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지만, 음식에만큼은 엄청난 열정을 가진 진정한 ‘구루메(gourmet·미식가)’인 것이다.그의 하루는 주로 고객과의 미팅으로 시작된다. 미팅이 끝나면 그는 미팅이 있던 동네의 가장 그럴듯한 식당을 선택해서 그 집만의 시그니처를 하나씩 맛보며 혼자만의 휴양 시간을 갖는다. 그에게 있어 음식은 안식이자 여행이다. 그는 음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사람들을 만난다.<고독한 미식가>의 드라마 버전이 고로가 일하고 서식하는 도쿄를 중심으로 그의 하루를 재현한다면, 개봉을 앞둔 영화 버전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고로상이 외국으로 진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다.이야기는 고로가 옛 연인의 아버지가 의뢰한 그림을 가져다주러 프랑스 파리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로가 공수해 온 그림을 보며 고향이 그리워진 아버지는 고로에게 어린 시절 먹었던 국물 요리를 찾아 달라는 황당한 의뢰를 맡긴다. 향수병에 걸린 듯한 아버지가 가여워진 고로는 그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