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속호씨(66)는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이르게 골프클럽을 메고 실버타운의
아파트를 나섰다.

오늘은 고교동창인 S대 학장 출신의 이교수와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황사장,박변호사 등과 함께 정기적으로 갖고 있는 골프모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번의 내기골프에서 계속 진 빚을 갚기위해 서울에서 매주 자신이
살고 있는 용인의 실버타운으로 찾아오는 아들내외와 손주의 방문도
거절한채 땀흘려 연습해 왔으므로 오늘은 필히 이기리라는 자신감을 갖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대기업 임원으로 정년퇴직후 회사와 자식 등 일상의 모든 것에서 탈피,
부인과 단둘만의 생활을 만끽하고 싶어 자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 소재한 실버타운에 입주 생활하고 있는 김씨다.

한달용돈으로 50만원, 실버타운 월생활비로 1백20만원, 골프비 평균
25만원 등 매월 1백95만원의 고정 생활비를 지출하고 있다.

매년 부부 건강진단자금 2백만원, 의료비와 해외 및 국내여행등에
들어가는 기타비용 등을 합쳐 매년 일정하지는 않지만 1천7백만원정도
지출하고 있다.

연 4천40만원에 이르는 소요경비는 국민연금 5백50만원, 생보사 개인연금
2천1백48만원과 임원 승진시 받은 중간퇴직금의 일시납 연금보험금
연 3천만원중에서 충당한다.

실버타운 입주시의 입주보증금 2억원은 10년간 임원으로 재직후 받은
2억6천만원의 퇴직금중 자녀결혼비용을 제외한 1억5천만원과 연금액중 남는
돈을 합쳐 납부하고 입주보증금은 자녀에게 상속키로 마음먹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이처럼 풍요롭고 여유있는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어떻게
준비했던 것일까.

지난 97년 대기업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김씨(당시34세)는 6세의 아들과
4세의 딸을 둔 가장.

월수입 2백70만원(세금제외 실수입 2백30만원)에 생활비로 1백50만원,
주택융자 2천만원의 이자 20만원을 제외하고 매달 60만원의 저축여력이
있었다.

96년 1억2천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직장생활 8년만에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상황이었다.

직장생활 20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이후 10년동안 경영진으로
활동하다 퇴사한 김씨가 미래를 위해 계획한 내용을 분야별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 자녀 교육자금 ]]]

통계청이 조사한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1인당 교육비는 3천9백2만원.

이는 사교육비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비용으로 김씨는 자신의 두자녀를
위해 1억원(자녀당 5천만원)을 예상하고 교육보험에 가입, 매달 아들
23만원, 딸 21만원의 보험료로 자녀교육비를 해결했다.

자녀 결혼자금 두자녀의 결혼은 김씨가 정년을 맞게되는 56세 시점(아들
27세, 딸 25세) 1~2년 앞뒤로 치를 예정으로 결혼비용은 정년퇴직시
받게되는 2억6천여만원의 퇴직금으로 마련코자 했다.

퇴직금 2억6천만원 가운데 1억1천만원을 자녀결혼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억5천만원은 실버타운 입주비로 준비했다.

[[[ 부부 노후생활자금 ]]]

노후생활자금은 일반적으로 현재의 월생활비중 70%의 금액을 1년12개월로
곱하고 다시 평균수명(95년기준 남자 69.5세)을 감안, 정년퇴직후(55세)
남자의 경우 18년을 더 산다고 설정, 18년을 곱한 금액으로 산출한다.

이 공식을 적용하면 월 1백50만원의 생활비를 사용하고 있는 김씨의
노후생활자금은 73세까지 총 2억2천68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여자의 경우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길어 남편사망후 부인혼자 생활해야
하는 평균 12년 동안의 1억8백만원을 합쳐 총 3억2천8백68만원을 준비해야
한다.

김씨의 경우 실버타운 입주에 따른 경비의 추가 발생으로 위의 공식에서
구해진 노후생활자금(73세까지 매년 1천2백26만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
(매년 4천4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하겠다.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 상품은 다른 금융기관의 상품과 달리 평균수명에
상관없이 가입자 생존시까지 종신토록 연금이 지급된다.

때문에 노후생활자금 마련 방법으로 가장 좋은 수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