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험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6위에 랭크된 국내 보험산업이 최근 자율화
개방화 국제화로 대표되는 보험환경을 맞아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특히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맞아 국내 보험업계는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보험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국민들은 삶의 질에 눈을 돌리게 되고 이는 보험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마치 지난 70,80년대 개발연대에 풍미하던 규모의 경제가 선진경제구조로
이행하면서 안정된 체제 속에서 환경문제등 삶의 질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풍요로운 삶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생명보험및
손해보험들은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최근의 추세를 반영,암보험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개인연금에 이어
기업연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게다가 보험의 이미지를 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설계사 조직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설계사의 학력수준이 지난 90년 고졸이상 비율이 91.1%에서
92년에는 94.5%,94년에는 96.3%로 상승추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여건변화를 반영한다.

설계사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보험판매채널도 TM(텔레마케팅) DM
(우편물발송) 인터넷 브로커 독립대리점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고객입장에선 모집수당이 줄어드는 만큼 싼 보험료로 보험상품을 살 수
있는데다 선택폭도 그만큼 넓어진 셈이다.

보험사들은 이제까지 소극적인 경영전략에서 과감히 탈피, 은행 투신등
타금융권과의 제휴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한국생명 제일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삼성화재등이 각각 주택은행
동화은행 대한투신등과 연계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21세기형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할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21세기는 보험 은행 증권등 모든 금융기관이나 상품이
소비자 위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만기보험금을 타서 은행이나 증권 투신에 번거롭게 찾아가 투자를
맡기는일이 이제는 사라진다는 얘기다.

고객만족을,고객감동을 부르짖는 마당에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마케팅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 보험사들은 줄기차게 고객서비스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임원진이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며 상담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가입자의
불만이 있으면 보험상품을 바꿔주거나 보험료를 환불해준다.

자동차보험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손보업계의 경우 지난해 무료긴급
출동 서비스경쟁에 이어 올해는 서비스질을 높여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등 대형 손보사는 물론 동양화재
제일화재등 중견 손보사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제까지 수세에 몰렸던 해동화재등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반발의식이 발동,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들 손보사는 생보사와는 달리 확대지향적인 조직개편을 서두르며
일전불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형국이다.

보험전문가들은 자율화시대 속에서 보험사가 살아남는 길은 차별화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보험산업이 세계 6위라는 양적인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민영보험으로 발전하기 위한 변신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생.손보사들이 스포츠마케팅이란 특이한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한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사회가 안정될수록 레저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보험의
수요가 느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연관이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보험사들의 변신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먹힐 지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