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룬 소형
건축물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여유토지가 부족한 서울의 실정을 감안,치밀한 설계로 공간효율도를
높이려는 건축업계의 노력때문이다.

24일 서울시가 발표한 제15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움직임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이번 서울시 건축상부문에서 금상수상작으로 뽑힌 작품은
(주)건원국제건축의 한현호씨가 설계하고 태평양개발이 시공한
"태평양파크빌라트".

송파구 방이동 181일대에 자리잡은 지하2층 지상 15층규모의 이
주상복합건물은 체계적인 건축설계를 하면 건축물이 빽빽히 밀집해 있는
땅이더라도 주변과 잘 어울릴수 있는 건물을 지을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건물은 저층부와 고층부의 배치형태를 다르게 해 길거리나 인근
지역 어느 곳에서도 눈에 잘 들어오는 다양한 형태의 개성적인 스카이라인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또 건물내부도 각 가구를 주변에 있는 올림픽공원을 자연스럽게 볼수
있도록 배치했을뿐아니라 공원이용자들이 보기에도 눈에 거슬리지 않게
환경친화적으로 설계한 것이 장점이다.

은상으로 선정된 다가구주택 "가가불이"는 독특한 설계로 눈길을 끄는
건물.로가후리건축의 이일훈씨와 박종욱씨가 공동설계하고 구성건설이
건축한 이 건물은 작품명 그대로 집과 거리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주택가 공터마다 마구잡이로 들어서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다가구주택도 이같이 꼼꼼한 계획을 세우면
얼마든지 주변과 어울린 건축물이 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물이다.

강서구 등촌동 566의6에 위치한 이 건물은 길과 집이 간편히 연결돼있고
외부모습도 간결하면서도 입체성을 살린 점이 특색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은상수상작이 "동국대학교 학술문화관"도 이런 점에서 뒤지지
않는다.

간.삼건축의 김자호씨가 설계하고 금강종합개발이 지은 이 작품은
대학캠퍼스내의 제한된 대지여건을 잘 활용해 공간감을 확보하고 다양한
변화를 추구했다.

이밖에도 이번에 동상과 장려상을 수상한 5개작품 모두 좁은 입지
조건에서도 치밀한 계획으로 주변과 어울리도록 지어진 5층이하의
다가구주택이나 교육연구시설들이 선정돼 요즘 건축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형상업용건축물을 주로 선정했던 이전의 건축상 심사기준에서
벗어나 서울의 정서에 걸맞는 건축물 개발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중소형
건축물의 발굴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작품전시회는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