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초만 해도 아주 조심스럽던 신용매수가 2월들어 다시 중가세로
돌아서 이제는 2조8천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고객예탁금은 줄어들어 어느새 2조9천억원을 깨기 직전의
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내로 다시 예탁금과 신용이 서로 자리를 바꿀 소지가
높다.

안타까운 것은 번번히 단기장세에서 신용융자로 엄청난 손실을 본 투자자들
이 단기장세 피크에서 뒤늦게 다시 신용융자로 매수해 덫에 걸리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주식투자자에게는 어쩌면 벗어 던질수 없는 숙명같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 다시 신용융자가 장세의 걸림돌로 등장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아마도 이 돈들이 증권사에서도 단기 차입으로 조달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항상 수수료에 남고 금리에 손해보는 증권사의 어쩔수 없는 경영현장도 다시
목도하는 기분이다.

도대체 어제쯤 이런 현상이 개선될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증권사가 주식 위탁수수료 수입 의존에서 벗어날수 있을때 개선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대개 신용이 부담이 되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투자심리도 가라앉게 마련
이다.

그동안 투자 심리는 주변 여건의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정부의 통화공급,
외국인 한도 확대 기대 등 단기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수요 대책을 믿고
과열수준까지 올라온바 있다.

그러나 위로 올라오면 다시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것처럼 그 아래에 깔려
있는 기업의 실상을 내려다 보면 일시적인 분위기에 취해 달아오른 투자
심리가 얼마나 허약한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그런 점에서 다시 투자심리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체로 시장에선 수급이 악화되면 대형주가 어려워지고 심리가 나빠지면
중소형주가 어렵게 된다.

만일 이런 일이 겹쳐서 나타난다면 전체 장세에 주는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주는 혹시 이런 일로 장세가 심한 기복을 보일 소지가 높은 만큼
단기투자자들도 신중한 접근이 요망되는 한주간이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