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조찬 간담회] '한국경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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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공동으로 이영수 재이손산업사장을
초청, 14일 오전 호텔신라에서 경영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18일 일간지에 노동계 총파업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광고를
실었던 이사장은 이날 "한국경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를 연제로
한 강연에서 "검은 돈"을 차단, 부패구조의 사슬을 끊어야만 우리
경제가 회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이 눈물을 흘려가며 행한 강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
나는 제조업을 시작한 후 한없는 눈물과 뼈를 깍은 고통과 피를 토하는
울분을 삼키며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정말로 기업하기 힘든 나라나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처음 동두천에서 골프가방공장을 시작했던 지난 82년 잡화제품검사소에
뇌물을 잘 바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멀쩡한 제품이 불합격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날이었는데 임금은 물론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사소장집에 케이크와 돈을 함께 싸들고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어 겨우 합격증 딱지를 받았다.
83년엔 시위생계로부터 "소음 공해배출 업소"로 지적돼 조업정지처분을
받았다.
가방공장에서 소리가 난들 얼마나 나겠으며 주택가와 50m이상 떨어져
있는 공장에 소음이 문제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경찰에 소환돼 무조건 옭아매려는 경찰과 싸워 결국 무협의 판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만료된 여권을 신원조사미필로 갱신하지 못해 그해 해외세일즈는
망쳐버리고 말았다.
또 85~87년 공장을 증축할 때는 군대로부터도 핍박을 받았다.
군사보호지역이니 새 건물이 들어서면 적의 은폐물이 생긴다는 이유였다.
총공사비의 30%를 뇌물로 주고 겨우 공장을 완공할 수 있었다.
피눈물나는 돈이 부패한 관료와 군인들을 움직이는 윤활유로 쓰여진
것이다.
고통은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경찰서 파출소 파견대 순찰사 백차 모두가 "월부금"을 받으려고
왔다.
거절을 하면 "재이손 차들 잘 다니라 보라"는 식이었다.
교통법규를 잘 지켜도 우리 회사차는 항상 단속 대상이었다.
소방서도 불 끄는 곳이 아니었다.
기업주들 가슴속에 "불"을 붙이고 돈을 뜯어가는 것이 그들의 일과였다.
조사를 받을 때마다 외형의 일정부분을 챙겨가는 세무서, 기업이 잘 나갈
때는 가만히 있다가 어려워지면 꺽기를 일삼는 은행 등도 "검은 돈"을
챙기는데는 예외가 아니었다.
뿐만 아니다.
터무니없는 괴변으로 특허를 잘 내주지 않다가 다른 나라 경쟁사에
선수를 빼았기게 하는 특허청, 사재기 해두었다가 파동이 나면 몇배의
웃돈을 받아먹고 물건을 내놓는 원자재 업체 간부들...한마디로 세상이
전부 "도둑놈 판"이었다.
돈만 뺐어갔으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인들이 이처럼 고통을 당하면서 경영에 전념할 시간과
체력을 상실하고 입는 정신적인 고통이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원인이 돼왔다는 사실이다.
이런 모든 것이 문민정부 들어 개선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또 공무원 사회도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기뿐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부정의 커다란 맥은 용트림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한보파문 처럼 정권말기의 누수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 비리의 원인과 그 소재는 분명하다.
부정의 총본산은 다름 아닌 부패한 관료집단이다.
관료는 선의와 악의의 두종류 집단으로 나뉘며 악의의 집단이 마피아
같은 강력한 조직을 이루어 서로를 보호하고 구조적인 비리를 저지르면서
선의의 관료를 몰아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패한 관료가 공무원 사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공무원 사회를 필두로 해 모든 정부기관과 청와대 검찰 경찰 사법부
입법부 등등 곳곳에 있다.
경제계도 예외가 아니다.
매점매석을 일삼고 탈세를 전문으로 담합과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은
부패한 관료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노동계에도 존재한다.
거기다 엄청난 힘까지 발휘하고 있다.
참다운 노동운동이라면 중소기업에서 고생하는 근로자들의 고충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부패한 노동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을 뿐이다.
노동운동 크게 한다는 사람치고 정치욕심 내지 않은 사람이 몇사람이나
될까.
물론 순수한 노동운동가도 많지만 악화에 밀리는 양화의 신세일 뿐이다.
어디 이 뿐인가.
우리들의 2세를 책임질 교육계에도, 우리네 안방에도 부패한 집단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나.
모든 부정.부패 비리는 그 원인이 바로 "검은 돈"이다.
따라서 돈의 흐름을 맑게 하면 이 부패구조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
모든 수입과 지출을 수표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면 경영이 투명해져 정치인에게 검은 돈이 흘러 갈 수 없을 것이다.
또 깨끗한 재산의 기초가 돼 근로자들로부터의 오해도 풀 수 있게
된다.
여기다 부의 균등하고 공정한 분배가 이뤄져 자유시장경제와 참다운
민주주의의 꽃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의식이다.
기업인들은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중추세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경쟁을 이겨내야 기업이 살 수 있듯이 우리 경제도 기업인들이 나서서
외국과의 무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검은 돈"이 사라진 투명경영의 바탕위에 기업인들이 최선을 다할 때
한국경제는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
초청, 14일 오전 호텔신라에서 경영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18일 일간지에 노동계 총파업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광고를
실었던 이사장은 이날 "한국경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를 연제로
한 강연에서 "검은 돈"을 차단, 부패구조의 사슬을 끊어야만 우리
경제가 회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이 눈물을 흘려가며 행한 강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
나는 제조업을 시작한 후 한없는 눈물과 뼈를 깍은 고통과 피를 토하는
울분을 삼키며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정말로 기업하기 힘든 나라나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처음 동두천에서 골프가방공장을 시작했던 지난 82년 잡화제품검사소에
뇌물을 잘 바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멀쩡한 제품이 불합격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날이었는데 임금은 물론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사소장집에 케이크와 돈을 함께 싸들고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어 겨우 합격증 딱지를 받았다.
83년엔 시위생계로부터 "소음 공해배출 업소"로 지적돼 조업정지처분을
받았다.
가방공장에서 소리가 난들 얼마나 나겠으며 주택가와 50m이상 떨어져
있는 공장에 소음이 문제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경찰에 소환돼 무조건 옭아매려는 경찰과 싸워 결국 무협의 판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만료된 여권을 신원조사미필로 갱신하지 못해 그해 해외세일즈는
망쳐버리고 말았다.
또 85~87년 공장을 증축할 때는 군대로부터도 핍박을 받았다.
군사보호지역이니 새 건물이 들어서면 적의 은폐물이 생긴다는 이유였다.
총공사비의 30%를 뇌물로 주고 겨우 공장을 완공할 수 있었다.
피눈물나는 돈이 부패한 관료와 군인들을 움직이는 윤활유로 쓰여진
것이다.
고통은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경찰서 파출소 파견대 순찰사 백차 모두가 "월부금"을 받으려고
왔다.
거절을 하면 "재이손 차들 잘 다니라 보라"는 식이었다.
교통법규를 잘 지켜도 우리 회사차는 항상 단속 대상이었다.
소방서도 불 끄는 곳이 아니었다.
기업주들 가슴속에 "불"을 붙이고 돈을 뜯어가는 것이 그들의 일과였다.
조사를 받을 때마다 외형의 일정부분을 챙겨가는 세무서, 기업이 잘 나갈
때는 가만히 있다가 어려워지면 꺽기를 일삼는 은행 등도 "검은 돈"을
챙기는데는 예외가 아니었다.
뿐만 아니다.
터무니없는 괴변으로 특허를 잘 내주지 않다가 다른 나라 경쟁사에
선수를 빼았기게 하는 특허청, 사재기 해두었다가 파동이 나면 몇배의
웃돈을 받아먹고 물건을 내놓는 원자재 업체 간부들...한마디로 세상이
전부 "도둑놈 판"이었다.
돈만 뺐어갔으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인들이 이처럼 고통을 당하면서 경영에 전념할 시간과
체력을 상실하고 입는 정신적인 고통이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원인이 돼왔다는 사실이다.
이런 모든 것이 문민정부 들어 개선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또 공무원 사회도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기뿐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부정의 커다란 맥은 용트림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한보파문 처럼 정권말기의 누수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 비리의 원인과 그 소재는 분명하다.
부정의 총본산은 다름 아닌 부패한 관료집단이다.
관료는 선의와 악의의 두종류 집단으로 나뉘며 악의의 집단이 마피아
같은 강력한 조직을 이루어 서로를 보호하고 구조적인 비리를 저지르면서
선의의 관료를 몰아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패한 관료가 공무원 사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공무원 사회를 필두로 해 모든 정부기관과 청와대 검찰 경찰 사법부
입법부 등등 곳곳에 있다.
경제계도 예외가 아니다.
매점매석을 일삼고 탈세를 전문으로 담합과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은
부패한 관료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노동계에도 존재한다.
거기다 엄청난 힘까지 발휘하고 있다.
참다운 노동운동이라면 중소기업에서 고생하는 근로자들의 고충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부패한 노동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을 뿐이다.
노동운동 크게 한다는 사람치고 정치욕심 내지 않은 사람이 몇사람이나
될까.
물론 순수한 노동운동가도 많지만 악화에 밀리는 양화의 신세일 뿐이다.
어디 이 뿐인가.
우리들의 2세를 책임질 교육계에도, 우리네 안방에도 부패한 집단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나.
모든 부정.부패 비리는 그 원인이 바로 "검은 돈"이다.
따라서 돈의 흐름을 맑게 하면 이 부패구조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
모든 수입과 지출을 수표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면 경영이 투명해져 정치인에게 검은 돈이 흘러 갈 수 없을 것이다.
또 깨끗한 재산의 기초가 돼 근로자들로부터의 오해도 풀 수 있게
된다.
여기다 부의 균등하고 공정한 분배가 이뤄져 자유시장경제와 참다운
민주주의의 꽃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의식이다.
기업인들은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중추세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경쟁을 이겨내야 기업이 살 수 있듯이 우리 경제도 기업인들이 나서서
외국과의 무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검은 돈"이 사라진 투명경영의 바탕위에 기업인들이 최선을 다할 때
한국경제는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