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국내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인조피혁 인조모피 모조장신구 가발
등 ''인조제품'' 제조업계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들 국산 인조제품은 천연산과 구별키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좋고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데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 국내외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다.

특히 인조피혁 및 인조 모피는 업계의 연구개발 노력에 힘입어 품질에서
세계 정상급인데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천연산 배척운동 영향 등으로 날로
수요가 느는 추세이다.

인조피혁은 주로 신발 최대생산지인 동남아와 구미 등에 활발히 공급, 국내
경기불황속의 수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인조피혁의 지난해 국내 총수출액은 95년보다 62%나 늘어나
처음으로 3억달러(추정)를 돌파했다.

지난해 천연피혁(원단) 수출이 95년 수준을 밑돌 정도로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합성피혁의 활황은 개별업체 실적에서 잘 나타난다.

시화공단 소재업체인 백산화성(대표 김상화)은 합성피혁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95년 3백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4백5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중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등 세계 굴지의 스포츠화업체 등에 3백50억원
어치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됐다.

이 회사의 이건수전무는 "합성피혁 원단은 천연가죽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흡습성 통기성이 우수해 스포츠화는 물론 구두 가방 벨트 축구.농구공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올(대표 이정률)의 경우 기존 부직포보다 밀도가 40%정도 높은 고기능성
부직포를 지난해 개발, 최근 인조피혁에 적용함으로써 수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이 부직포를 적용해 만든 인조피혁은 스포츠화의 자재로서 뛰어난 물성을
지니고 있어 최근 나이키 등 신발업체에 본격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가방에도
사용, 신제품화됐다.

이 신제품의 판매호조에 따라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2백80억원에서
4백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한국물산(대표 김귀영)은 올해 매출(7백50억원 목표)대비 합성피혁 비율을
30% 정도로 5%포인트 정도 늘리기 위해 진천공장의 공정개선을 추진중이다.

한알 등 몇몇 부직포업체들도 인조피혁 수요를 충족키 위해 생산 판매
체제를 재정비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호조는 업계가 첨단설비 확충 및 연구개발에 주력해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데 비해 경쟁관계에 있는 동남아 기업들은 아직
기술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바이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조모피(파일)도 국산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품목.

이 분야에서는 인성물산(대표 김석한)이 급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최근
세계시장에서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 87년 창업이래 연평균 매출이 2백%가량 수직 상승, 사업
첫해 2백50만달러였던 수출실적이 지난해 8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는 1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인성은 경기 양주공장과 세계최대 규모의 중국 청도공장에서 연간
하이파일 8백만야드, 보아파일 6백만야드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이 인조모피는 천연모피에 비해 가격이 10분의1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고급스러워 인기를 끌고 있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천연모피 배척운동이 거셀수록 더 잘팔려 나간다고
이 회사의 김사장은 말한다.

파일은 "친칠라"상표로 팔려 모피의류 완구 자동차시트커버가먼트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장신구분야에서도 자연산보다 모조품이 단연 선호도가 높다.

모조장신구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

이 업종에선 유신쥬얼리(회장 김광현)가 독보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수출목표를 2천만달러로 지난해보다 90% 늘려잡았으며
2000년께는 3억달러를 넘길 계획이다.

이 회사 생산액중 고급목걸이 팔찌 브로치 귀고리 헤어핀 등 이미테이션
주얼리가 80% 가량이며 천연산은 20%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모조장신구의 국내시장 규모가 연간 4천5백억원에 이르고 있어
내수시장을 수입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올들어 국내판매에도 참여했다.

가발분야 역시 인모보다는 가볍고 색상을 자유자재로 낼 수 있는 합성
섬유를 소재로한 가발이 국내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세계 수출시장 양대메이커인 보양산업(대표 강기표)과 대화(대표 김진민)가
3년여전부터 내수시장에 뛰어들어 전무하던 내수시장이 연평균 30%이상 신장,
연간 2백억원대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보양의 경우 내수물량(1백30억원)을 제외한 4천만달러(96년)상당의 수출
물량은 거의 전량 합성섬유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호조로 보양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 정도로 3년여전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졌다고 이 회사관계자는 설명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