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냉장고를 부상으로 내건
이색적인 콘돔경매가 이뤄졌다.

에이즈퇴치활동을 벌이는 미비영리협회 DKI인터내셔널이 신제품 "수트라"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기념하고 콘돔보급확대를 위해 벌인 일종의 판촉행사.

이날 경매에서는 참가자중 최대량 2백60상자(3만7천4백40개)를 주문한 한
약국주인에게 냉장고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DKI가 이처럼 냉장고까지 끼워 팔면서 콘돔보급을 확대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민 대부분이 회교도인 이 나라에서는 엄격한 일부일처제와 금욕정신
때문에 콘돔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는게 일반정서다.

더욱이 콘돔보급이 오히려 성문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종교적인 이유만 믿고 방치할 수 없는 상태.

최근 인도네시아대 보건연구센터는 오는 2000년부터 해마다 최고 3만1천명
이 에이즈로 사망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따라서 에이즈예방단체들은 콘돔에 대한 국민정서를 바꾸고 콘돔보급을
늘리기 위해서 약국등 보다 많은 도소매업자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를위해 심지어 해외여행을 경품으로 내걸고 콘돔판매를 독려하고 있다는
것.

< 김수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