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이 스스로를 "적자인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인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6백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자 가계의 소비와 지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득과 지출을비교한 가계수지를 물은데 대해 "다소 적자"와 "매우 적자"가
각각 39.3%와 13.8%로나타나 가계수지가 적자라는 인식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적자의 대처방안을 물은데 대해서는 본인이외의 가족소득으로 채운다
는 응답이 54.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대출, 할부 및 외상이 19.8%,
이자.배당금.임대금 등 기타소득이 13.6%, 저축인출 또는 계 등 기타수입이
12.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사교육비에 대해서는 "20만~30만원"이라고 답한 경우가 26.8%인
것을비롯, 30만~50만원 25.5%, 10만~20만원 18.9%, 10만원 미만 13.8%,
50만~1백만원 6.8%, 1백만원 이상 0.8% 였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아 50대의 경우 50만~1백만원이 25.8%나 됐다.

사교육비의 가계 부담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된다"와 "매우 부담
된다"가 각각 50.6%와 20.3%로 압도적이었고 "적정하다"가 15.4%, "별로
부담이 안된다"와 "전혀 부담이 안된다"는 각각 9.3%와 4.4%에 불과했으며
연령별로는 40대중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81.4%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71.9%), 20대(54.7%), 50대(51.6%)의 순이었다.

사교육비의 원인과 관련, "제도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46.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높은 교육열 때문"이 32.8%,"남들이
하기 때문"이 14.9%, 기타 5.8% 순으로 조사돼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개혁과부모들의 의식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교통비 및 차량유지비의 경우는 한달평균 10만원 미만을 지출하는
근로자가 51.5%로 가장 많았으며 경조사비와 외식비도 한달평균
5만~10만원 미만이 각각전체의 41.2%와 41.1%로 가장 많았다.

오락, 문화활동비도 한달평균 5만~10만원 미만이 42.5%로 가장 많았으며
잡비는 10만~20만원 미만이 전체의 35.5%로 가장 많았다.

한편 최근 3년간 지출부담이 커진 항목을 물은데 대해서는 응답자의
57.5%가 사교육비를 지적했으며 이어 차량유지비(17.3%), 경조사비(10.4%)
등 순이었다.

경총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이처럼 가계수지가 적자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소비지출 부문인 저축을 지출로 파악한 것과 가계소득을 다소
과소평가하려는 인식의 경향 때문"이라며 "과다한 사교육비 등 비정상적인
지출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