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1차상품 거래가 24시간 체제의 전자거래로 대부분 바뀐 것과는 달리
세계 최대규모인 미국의 시카고상품거래소(CBOT)가 수신호 방식의 재래식
거래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CBOT는 2년간의 공사 끝에 오는 18일 준공되는 새 거래소에서 예정대로
"오픈 앤드 크라이(Open and Cry)" 방식의 거래시스템을 사용키로 했다.

오픈 앤드 크라이는 입찰대리인이 공개된 매장에 들어가 소리를 지르고
수신호를 보내 계약을 체결하는 전통적인 거래방식.

세계 상품거래를 리드하는 CBOT의 위상이나 2억달러가 투입된 최첨단
거래소, 어디에 비춰봐도 재래식 거래는 어울리지 않는다.

국제 선물업계 곳곳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세기 세계 최대의 선물거래소를 지향한다는 CBOT가 고리타분한 오픈 앤드
크라이방식의 거래소를 신설한 배경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CBOT는 거래방식을 바꾸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다.

패트릭 애버 CBOT 회장은 "미래(전자거래)가 전통(재래식 거래)을 완전히
커버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재래식 거래시스템의 거래소를 신설한 것은 시너지효과를 겨냥한 전통과
미래의 결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