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미국 하이테크산업과 창업투자사(밴처캐피털)"

양자는 모자관계다.

미 첨단산업이 오늘날 세계 최강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창업투자사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다.

컴팩, 시스코시스템스, 애플, 오라클 등 유수의 정보관련 첨단업체들은
지난 20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시스코시스템스가 발행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의 그것에 맞먹는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시가총액은 미국 기업중 5위이내에 든다.

물론 이들 첨단업체의 도약은 경영자들의 탁월한 수완덕분이다.

그러나 창업투자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첨단업종이 태동할 무렵, 유력 금융기관들은 이들 업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투자사는 첨단산업의 "잠재력"을 주시, 창업자금을 대주고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창업투자가 존 도어씨는 "PC업체들의 자산가치가 지난 81년부터
90년까지 10년동안 전무에서 1천억달러대로 급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중 신설된 PC관련업체들의 70%가 창투사의 지원을 받았다.

첨단업종의 고속성장세와 함께 창투사들도 돈방석에 앉았다.

일례로 통신장비업체 "질란"사가 지난해 기업공개를 단행했을때 이 회사를
지원해온 창투사 브렌트우드 어소시어츠사는 무려 4억달러를 챙겼다.

브렌트우드의 지원액은 2년전 4백만달러가 전부였다.

이같은 고수익으로 창투사의 대벤처기업 투자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미창투사들이 지난해 벤처기업에 지원한 투자총액은 95년보다 35% 늘어난
1백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92년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총투자액의 3분의2 정도가 신생사에 집중된 점이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다.

유럽에선 대부분의 벤처투자가 신생사가 아닌 기존 벤처기업에 몰렸다.

또 아시아에서는 벤처투자가 창투사가 아닌 대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미 창투사들은 신생첨단업체에 창업자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참여, 회사를 본궤도에 올려 놓는 역할을 수행한다.

창투사들은 창업회사를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창업자금을 끌어 들인다.

또 신생사에 회계법인을 주선해 창업에 관련된 법률, 경리, 세무자문 등을
얻도록 한다.

그리고 주식을 취득하거나 전문경영자들을 영입토록 함으로써 신생사의
경영에 깊숙히 개입한다.

자금지원도 일회성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창업기와 성장기를 거쳐 기업공개까지 서너차례 자금을 지원하는게 보통
이다.

시장이 급변하는 첨단산업에는 이런식의 잦은 접촉과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투사와 첨단산업과의 돈독한 밀월관계는 이렇게 형성된다.

미 벤처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이 연간 50%에 이르는 것은 양자간의 관계가
이상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창투사의 자금이 일부 벤처기업들에 국한된다는 사실이다.

창투사는 연간 수개사만 지원하는데 그쳐 경기변동시 위험이 크다는 약점을
갖고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창투사들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미 국민총생산(GNP)에서 첨단산업비중이 현재 10%선에서
2000년께는 15~2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정보관련업종은 미국의 최대산업으로 부상할 뿐만 아니라 세계산업을
주도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첨단산업을 양육하는 창투사의 앞날도 밝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정리=유재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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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ally big adventure,
Jan. 25th, 1997, Economist"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