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창간 붐이 일고 있다.

상업주의의 범람과 출판불황으로 문학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를 정면돌파하려는 문단내부의 움직임이 문예지 창간 바람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새로 선보일 문예지는 모두 7종.

소설가 김준성씨 (이수그룹 회장)가 종합문예지 "문학과 인식" 창간호를
이달중 선보이고 한국문학평론가협회와 범우사가 계간 "한국문학평론",
민음사가 문예비평전문지 "포에티카", 문학사상사가 "부커진", 김영사가
종합문예지 "새로운" (가제)을 잇따라 만든다.

또 동문선은 프랑스 문예지를 계간으로 번역 출간하는 "마가진
리테레르"를 여름호부터 내고 해냄출판사도 인문.문학분야의 계간지
"인문정신" (가제)을 연말께 내놓을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인문사회과학잡지인 반연간지 "사회와 역사" (문학과
지성사)와 계간 "현대사상" (민음사)도 곧 출간된다.

"문학과 인식"은 문단내부의 이념이나 계파를 초월, 전문 문학인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순수문학의 보고"로 만든다는 취지 아래 기획됐다.

상업주의를 철저히 배제하고 본격문학 진작에 초점을 맞췄다.

김준성씨가 회장으로 있는 이수그룹 차원에서 운영, 문예지 최고수준의
원고료를 지급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범우사의 "한국문학평론"은 3개월간 발표된 국내의 모든 문학작품에
대한 평을 싣는 계간지.

주간은 문학평론가 임헌영씨가 맡고 이창민 이현식 김신 심선옥씨 등
젊은 비평가 네사람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민음사의 "포에티카"는 한국문학에 대한 비평과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잡지.

작품중심인 "세계의 문학"과 달리 문학이론에 무게를 둔다.

편집위원은 권성우 이광호 우찬제씨.

문학사상사의 "부커진"은 잡지와 단행본 성격을 동시에 지닌 비정기
간행물.

논란이나 화제가 되는 문단의 핫이슈를 그때그때 포착,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깊이있는 분석을 시도한다.

3월초 나올 창간호에서는 "문학과 섹슈얼리티"라는 가제 아래 장정일씨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불붙은 음란성시비를 가릴 예정이다.

김영사의 "새로운"은 65~75년생 작가들의 창작품을 위주로 한국문학의
신경향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종합문예지.

창간 특집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향하여"를 준비했다.

편집위원은 강상희 김종욱 김연수 송경아 차창룡씨.

동문선의 "마가진 리테레르"는 프랑스의 월간 문예지 원고를 추려서
계간으로 만드는 것.

푸코 데리다 라캉 등 우리 평단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론가들의 원고를
소개하고 국내 비평가들의 원고를 30% 정도 추가해 3백50페이지 분량으로
펴낸다.

해냄출판사의 "인문정신"은 인문과학과 문학의 접목을 시도하는 계간지.

윤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와 김정란 상지대 불문과 교수 등이
이끌어간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심도있게 기획하기 위해 연말께 창간호를 선보일
계획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