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공이용시설이 대거 철거되고 있다.

정보엑스포96행사의 일환으로 지난해 전국 70여곳에 설치된 일반인
인터넷 무료 공공이용시설들이 작년말 행사폐막과 함께 한국통신이 시설에
대해 회선사용료와 인터넷 접속료를 징수키로 함에따라 운영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31일 정보엑스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나환자들을 위한 정보시설로 관심을
모았던 소록도 사이버파크를 비롯 서울 동숭동의 난장과 방송대 경기학습관및
인천학습관등 10여곳의 공공이용시설들이 이미 폐쇄됐다.

또 한국통신의 어린이대공원 홍보관등 이용시설들중 상당수가 비용절감을
위해 기존 T1급(1.544Mbps) 전용선을 일반 모뎀수준인 56Kbps급 저속회선으로
교체, 운영하고 있어 고속 인터넷 공공이용시설의 원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측은 "56Kbps급 회선으로 교체하더라도 연 2천만원이상
들어가는 유지비용을 충당키 힘들어 최근 병원내 사이버파크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자체적으로 일반모뎀을 구입, 환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인터넷 무료 이용공간을 마련해주는 자구책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통신은 이에대해 "지난해말로 정보엑스포 공식행사가 끝남에
따라 1월 공공이용시설들에게 제공해온 전용선을 철거했다"며 "공기업도
사업의 주체인만큼 엄청난 비용을 계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한국인터넷협회로 조직이 이관된 정보엑스포96위원회는 기존
시설들이 문을 닫아가는 가운데서도 올해 공공이용시설의 신규 개설을
추진중이어서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장비지원등 1백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공공이용시설들이 행사 폐막과 함께 철거된다면 결국 정보엑스포는
빛내기성 행사였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유병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