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독감이 지정전염병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행성 독감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무료 접종을
실시하며 필요한 경우 강제 예방접종이나 강제 격리치료를 실시할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보건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우선적으로 생활보호
대상 노인 26만5천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접종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독감은 감기와 다르다.

최근 우리나라에 심한 감기를 앓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독감이
아닌 감기다.

국립보건원과 보건복지부가 최근 감기에 걸린 사람의 가래 등을 조사한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감기라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복지부가 독감주의보를 내린 것은 일본에서 1백명의 사망자를
낸 독감바이러스가 2~3월께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해 이를 미리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해마다 세계각지에서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채집하고 그해 겨울철에 유행할 바이러스 종류를 예보한다.

흔히 방콕A형이니 홍콩B형이니 하는 독감의 종류가 언론에 보도되는데
이때 지명은 독감이 유행한 지역이 아니고 독감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지역을 말한다.

알파벳은 항원의 아형을 말한다.

예보는 세계적인 역학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백신제조업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에 맞는 백신 (항체)을
제조한다.

독감주의보 발령이후 강남지역에는 병원마다 하루 평균 5건이상의
예방주사 희망자가 몰리고 있으나 백신이 부족한 상태다.

제약회사도 수지타산을 고려, 한정 물량만 제조 또는 확보하기 때문이다.

감기는 인플루엔자가 아닌 수백여종의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해 상기도가
감염되는 경우로 어린이를 제외하면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감기는 병원체의 종류도 많고 각병원체마다 아형이 있어 백신을
만들기도 힘들다.

반면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고 유행성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내지 전신감염을 뜻하는 것이다.

39도가 넘는 고열과 마른 기침을 유발하고 두통 인후통 안구통증 뼈마디
통증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폐렴으로 악화된다.

독감백신은 WHO의 예보에 따라 수많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가운데 특정
바이러스에 주안점을 둬 제약회사가 제조한 것으로 예방 적중률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되고 있다.

특히 주로 A형에만 효과가 있고 B형이나 신형 변종에는 별효과가
없다는게 정설이다.

독감예방 백신접종은 노약자 어린이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에게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유행하기 최소 2~4주전에 맞아야 효과가 나타난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길어야 6개월 지속된다.

한편 감기나 독감이 2주이상 계속될때는 알레르기성비염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폐렴 등이 아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