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국음식으로 여기고 있는 햄버거는 미국에서 생긴것도 아니고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아시아의 초원에서 살던 타타르족의 유목민들은 중세에 이미 고기를
갈아서 거기다 소금 후추가루 양파의 즙을 넣어 날것으로 먹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장사를 하던 함부르크 상인들이
이런 타타르족의 조리법을 도입해 만든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햄버거의
원조라고 한다.

이 스테이크는 질이 나쁜 쇠고기를 잘게 다진뒤 갖은 양념을 해 맛을
낸 것으로 가난한 계층의 기본식사였다.

1880년대에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의 물결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햄버거 스테이크"라는 이름을 얻었고 뒤에 그냥 "햄버거"가 돼
버렸다.

정확하게 언제, 그리고 왜고기덩어리를 빵속에 집어넣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때에는 이미 오늘날처럼
샌드위치 모양의 햄버거가 등장했다.

1921년 화이트 캐슬 햄버거연쇄점이 설립된 이때 1955년에 문을 연
맥도날드 햄버거 시대에 와서는 햄버거가 미국인의 식생활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

사회주의의 유토피아를 꿈꾸던 저명한 소설가 에드워드 벨라미는 이런
현상을 소설 "회고"에서 2000년에는 "집에서 음식을 만드는 자본주의적
음식문화가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예언할 정도였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금도 1년에 약5백30억달러어치의
햄버거를 먹는다고 한다.

한해에 국민 한 사람이 14 가량의 햄버거를 먹는 셈이다.

서구화된 한국인의 입맛도 변해 요즘 청소년의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맥도널드 웬디스 버거킹 등 30~40개사의 2천여개
패스트푸드연쇄점의 간판상품 역시 햄버거다.

유명식품회사의 가정용 냉동햄버거도 연매출액이 1백80억을 웃돈다.

요즘은 우리 입맛에 맞춘 김치햄버거 불고기햄버거도 등장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최근 "식품안전비상령"을 내렸다는 소식이다.

식품중에서도 육류세균검사를 90년만에 부활시켰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한국의 우리나라에서는 육류세균검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특히 여러차례 가공과정을 거쳐야 하는 햄버거의 자료나 위생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