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피부과 교수 >

겨울에 자외선의 세기가 약해지면 여름에 비해 다소 증상이 호전됐다고
착각하기 쉬운 피부질환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백반증이다.

백반증은 피부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색소세포가 소실됐거나 손상돼
피부색이 형성되지 않는 질환이다.

여러가지 크기와 모양을 나타내는 흰반점이 온몸 곳곳에서 발생한다.

발병원인은 대체로 유전 면역 신경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병부위를 전자현미경검사와 면역조직검사를 통해 분석해보면 발병후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멜라닌색소세포수가 적고, 병변의 크기가 클수록
비정상적인 멜라닌색소세포가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

또한 멜라닌색소세포의 파괴과정을 보면 면역체계의 이상에 의해
이세포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는 것을 알수 있다.

가족이 백반증에 걸린다면 부모로부터 유전받은 것이라고 짐작할수
있다.

또 멜라닌색소세포는 발생 (수정란이 분할해 각종 인체기관으로 분화하는
것)시 신경과 함께 형성되므로 신경조절이 비정상적이라면 백반증이
발생한다고 추정할수 있다.

한편 최근 연구결과는 백반증의 일차적 발병원인이 각질형성세포내의
칼슘이동장애임을 밝히고 있다.

치료원칙은 멜라닌색소세포를 재생시켜 정상의 피부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주된 치료법으로 자외선요법 스테로이드호르몬요법 표피이식수술 등이
있고 병변이 지나치게 넓어 피부색의 재생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아예 남은
정상피부색을 탈색해버리는 방법이 있다.

자외선요법에는 소랄렌을 복용하고 2시간후에 자외선을 쬐거나
소랄렌을 병변부위에 직접 바르고 자외선을 쬐는 방법이 있다.

소랄렌을 먹거나 바르고 일정시간동안 햇빛을 쬐면 자외선A가 더욱 많이
흡수돼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병변의 크기가 전체 체표면적의 20%이상이거나 소랄렌 도포가 곤란한
경우에는 전자의 방법을 쓴다.

치료반응이 좋다면 백반증의 병변이 붉은색으로 유지된다.

한편 간기능이 나쁘거나 피부암 및 백내장을 앓고 있거나 앓을 우려가
있거나 임신.수유중이면 자외선요법을 사용할수 없다.

부신피질호르몬은 국소도포 병변내주사 경구복용 등으로 사용한다.

자외선요법과 비교하면 얼굴과 목에 효과가 좋다.

약효가 짧은 것은 어린이에게, 오래가는 것은 어른에게 사용한다.

그러나 피부위축 모세혈관확장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표피이식수술은 병변을 벗기고 정상표피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병변이
국한되고 안정된 경우에 실시하며 치료성공률이 높고 치료기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백반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임상경험에 바탕을 둔 치료가
상당한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다.

치료기간이 여전히 길긴 하지만 희망을 갖고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