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부도처리가 최종 결정되기까지 채권은행단및 한보그룹은 23일
숨가뿐 하루를 보냈다.

은행관리 법정관리 제3자인수 위탁경영 부도처리등 숱한 가능성이 오가며
관계자들도 안도와 낙담을 거듭했다.

부도에 이르기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했던 하루를 시간대별로 정리한다.

<> 오전7시 =신광식제일은행장은 당초 한국능률협회 초청, 조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은행측도 수행비서없이 조찬회에 참석했다고 설명.

그러나 이 시간중 신행장은 한보그룹관계자를 만나 주식담보 제공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8시30분 =신행장,이세선전무 박석태상무등과 긴급 임원회의.

<> 9시경 =신행장은 한보철강 정회장으로부터 "주식담보를 제공하겠다"는
통보를 받음.

<> 9시30분 =취재진과 제일은행 비서진, 한보철강 보도와 관련해
채권은행측의 "무조건 감추기식 언론대응" 놓고 한바탕 승강이.

<> 10시10분 =이전무 기자간담회통해 한보측의 "주식담보제공통보" 사실
확인.

그러나 이 와중에 박상무는 한보처리를 논의키 위해 긴급히 은행을 빠져
나감.

<> 11시 =신행장 김시형산업은행총재 장명선외환은행장 우찬목조흥은행장
시내모처에서 회동.

그러나 같은 시각 외환은행측은 "24일 개최되는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참석차 장행장이 서울을 떠났다"고 설명.

조흥은행은 "행장이 서울경기지부 부점장회의에 참석하느라 강남에 있다"
고 밝혔다.

<> 오후1시30분경 =제일은행,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를 오후4시에
개최한다고 통보.

<> 1시45분경 =이전무 기자회견 자청.

오전의 간담회내용 반복 언급.

이 틈을 이용해 신행장 다시 모처행.

<> 2시경 =산업 조흥 외환등 채권은행단 여신담당상무들, 박상무와 여신
지원등 논의.

이 시각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오전일찍 출근)은 대치동 사무실에서 퇴근.

이때부터 정회장의 행방은 하루종일 묘연한 상태.

<> 2시55분 =신행장 행내로 다시 돌아옴.

일체면담 거부한채 외부와 통화.

<> 4시45분 =채권금융기관 대표들 대표자회의 위해 제일은행 4층회의실에
입실.

<> 4시10분 =우행장 장행장 김총재등 4층회의실 들렀다가 신행장실(11층)
에서 긴급회의.

<> 4시25분 =신행장 4층회의실에 나타나 "주식담보 취득을 위한 절차가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자회의를 무기연기한다"고 밝히고 다시
집무실행.

<> 4시35분 =4개 채권은행장들 3시간여에 걸친 마라톤회의 개최.

회의실 밖에선 한보관계자 2명 주식현물 들고 면담대기.

<> 5시30분 =청와대관계자 한보철강 부도처리방침 밝힘.

<> 5시40분 =한보관계자들 행장들 면담후 퇴실, "주식현물을 은행들이
받지 않겠다고 해서 우리 뜻(주식담보처분동의서 안 쓰겠다는 의미)만
전달했다"고 설명.

<> 7시35분 =4개은행장들 25분여에 걸쳐 기자회견.

부도확인후 앞으로의 처리방향 설명.

<> 8시30분께 =한보그룹사장단이 정총회장을 설득, 경영권포기 각서를
만들어 뒤늦게 제일은행에 재출.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