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신문지상에 그해에 소비자에게 가장 많이 팔린 히트상품이
발표된다.

이른바 그해에 가장 "잘 나간" 상품들을 뽑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에도 몇몇 상품들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히트상품의 영예를 안았다.

이런 히트상품을 출시한 기업들은 동종업계의 경쟁사보다 괄목한
매출실적을 올려 경기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자사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크게
히트시킨 기업들의 비결을 무엇일까.

기업들의 내재가치를 분석해 기업들의 올바른 값(주가)을 매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 투자기관의 장으로서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해당 기업들의 관련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아주 평범한 비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히트상품을 낸 대다수의 기업들은 소비자의
욕구변화를 빨리 파악해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 낸 것이다.

즉 소비자가 찾지 않는 제품 및 기업은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 남지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를 우리는 흔히 "변화의 시대"라고 부른다.

오늘날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그 변화의 강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영향력이 커 기업의 흥망을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기업들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경영혁신이란 이름으로 기업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 가운데는 성공한
기업보다는 실패한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는 변화는 하되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고객중심이 아닌 기업중심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성공적인 경영혁신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빨리 파악해
고객중심적으로 기업의 조직과 구성원을 변화시킬 때만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