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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재경원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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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부를 개혁하려면 보름안에 소리 없이 해치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국세청을 개혁하려면 열흘 안에 해치워야 하고 경찰조직을 개편하기 위해
    서는 1주일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한다.

    시간을 끌면 조직적인 반대가 있게 되고 결국엔 개혁이 무산된다는 고
    박정희대통령이 했다고 전해지는 얘기다.

    이 우스개 소리의 백미는 "재무부(지금은 재경원)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한나절에 결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재무부는 강력한 조직력과 막강한 이론으로 무장해 언제라도 반격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다.

    "빅뱅식 금융개혁은 없다"는 16일 한승수 부총리의 말을 듣노라면 과연
    "안기부 운운"하는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총리는 "금개위는 결국 정부(재경원)와 협의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 강조했다.

    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금융개혁에 대한 예의 조직적 반대같이 들리는
    면도 없지 않다.

    물론 부총리의 말대로 관료집단이 갖는 전문성이 있을 것이다.

    또 어떤 금융 개혁이건 재경원을 통해서 실행돼야 한다는 것도 옳은
    얘기다.

    그러나 한부총리가 인식하건 아니건 간에 바로 그런 점이 "개혁은 늘
    미봉이요 규제완화는 지엽말단에 그친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다.

    너무 시시콜콜한 것을 많이 알다보면 "가능보다는 불가능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도 전문가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여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재경원이 해야할 일은 말그대로
    여론을 경청하는 자세다.

    정부가 갖는 권한은 정책의 독점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독점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은 오만과 편견이며 집단이기주의일 수
    있다.

    부총리의 말에서는 금융문제에 대한 관료들의 독점고수욕이 배어난다.

    최근 노동법과 관련해 터져나오는 비난중의 하나는 "공무원은 명예퇴직도
    없고 정리해고도 안하나"는 것이다.

    보직없는 인공위성이 재경원에 가장 많다는 보도라도 나가면 걸려오는
    독자의 전화도 그런 것이다.

    규제를 풀려면 공무원 숫자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재경원의 현실론이 집단이기주의 또는 완고성으로 비쳐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규재 < 경제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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