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철학자들은 태양의 표면에 흠집이 없고 변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610년 G 갈리레이는 망원경으로 태양 표면이 많은 흑점들로
뒤덮혀 있다는 사실을 관측해 냈다.

그뒤 그 흑점들의 수가 11년의 주기로 늘었다 줄었다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1640년부터 1700년 사이는 11년 단위의 주기엔 변함이 없었으나 태양
흑점의 수가 다른 기간에 비해 현격히 줄어 들었다.

흥미롭게도 이 시기는 지구의 소빙하기의 최근판이라고 불리는
기간이었다.

영국의 템스강과 네덜란드의 조이데르해가 얼어 붙었을 정도로 유례없이
추웠다.

그뒤 태양흑점의 수와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지진의 발생에서 증권시장의 변동, 정신병원 입원자의 수, 자살률,
전쟁의 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건이 흑점의 주기와 맞아 떨어진다는
주장들이다.

거기에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화학반응이나 연구실의 혁액샘플 응고
등의 속도가 흑점의 주기에 따라 변한다는 과학자들의 보고도 가세했다.

한편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들은 의문의 여지없이 태양흑점
활동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흑점의 수가 많아지면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뜨거운 가스의 폭발인
홍염의 발생 회수가 많아 진다고 그때 홍염으로부터 발산된 전하입자가
지구의 자장속으로 들어 오면서 자기폭풍을 만들어내 나침반을 무력화
시키거나 무선통신에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홍염으로 태양의 발기가 더 밝아져 지구의 기온을 높여주고
강우량을 증가시킨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 (NASA)와 예일대 천문학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태양흑점이 감소기에 들어가 앞으로 10년동안 관측개시 이후 400년만에
가장 조용한 태양 동선기를 살게 되었다고 예고했다.

지구의 기온이 내려가고 무선통신이 장애를 받는 일이 적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겨울 들어 세계의 몇몇 지역에 유례없는 한파가 몰아닥쳐 많은
사망자를 낸 것도 사상 최대의 태양흑점 감소의 징후인지도 모른다.

보다 더 큰 재해가 닥쳐올까 걱정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