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경기부진이 계속돼 증시도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앞으로의 장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사가 개최한 "신춘 경제전망 특강"에서 최운열
한국증권경제연구원장은 "노사분규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올 4.4분기에는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여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는 2.4분기
말경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원장은 또 "우리나라의 취약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수급
구조를 개선하고 상장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편집자 >

======================================================================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96년 연초에 비해 싯가총액이 23조원가량 감소했고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26.2%나 하락했다.

일평균거래량과 일평균거래대금도 전년에 비해 감소하는 등 침체기에 있다.

80년이후 96년말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배당을 감안한 연평균수익률은
약 13%인데 반해 같은 기간 채권수익률은 약 16%로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6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PER(주가수익률)는 16.1이었다.

이는 주식의 본질적 가치는 기업의 미래 주당순수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이라는 이론에 의해 추정된 적정PER에 비해 30%이상 저평가되어 있는
수준이다.

주식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경기의 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경영실적악화, 경상수지 적자누적 등 경제의 본질적인 요인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다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도 불확실한데 기인한다.

여기에다 정치.사회적 불안마저 주식시장의 본질적인 요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상황 등 본질적 요인에 못지않게 주가하락을 가속화시킨 요인은 증시
의 취약한 수요기반에 비해 과다한 공급물량에 따른 수급불균형이다.

주식시장내에는 과거 증시부양책의 산물로 각 기관투자가들이 떠안고 있는
과다한 상품주식으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데다 공기업 민영화와 금융기관의 공개에 따른 공급물량이 가세해 투자심리
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사정이 좋지않았던 지난해 주가가 하락한 것은 이해되지만 그 하락
폭은 지나치게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가수준이 저평가되어 있고 대부분의 악재가 이미 주가
에 반영되어 있기는 하나 시장이 취약하고 실물경제의 호전이 어려운 상반기
중에는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

올 4.4분기에는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여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는 2.4분기말경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수출의 큰 장애요인인 엔화의 약세현상도 현재의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이 반복적으로 나오면서 향후 반전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고 금리도 투자부진에 따른 자금수요의 감소와 개방화의
진전, 금융개혁으로 하향안정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
되면 주가상승의 탄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되어 있는 상반기중에 과격한 노동쟁의 등
돌발 악재가 발발한다면 주식시장은 극도로 취약한 수급구조로 인해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다 유류소비세의 인상,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통화팽창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공기업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 물량부담을 의식한 투자자 심리의
위축가능성 등도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이같이 취약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수급구조를 개선
해야 한다.

공급측면에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은 공개요건 및 유상증자요건이
강화돼 물량압박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수요측면에서는 외국에 비해 주식에의 투자비중이 현격히 낮은 연기금이
주식의 주요한 장기매수세력이 되도록 유도하고 법인의 주식투자시 이중
과세되는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법인으로까지 기관투자가의 범위를 확대
해야 할 것이다.

또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수 있도록 주식시장의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

둘째 상장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상장사들은 기업의 경영패러다임을 외형중시의 양 경영에서 가치중시의
질 경영으로 전환해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외형위주의 경영은 주식시장에서도 기회만 있으면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게 만들어 비효율적인 자본투자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수급
불균형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고도성장기에 유용했던 외형극대화보다는 리스트럭처링이나 다운
사이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자본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
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경제적 부가가치(EVA)개념의 도입은 가치경영에
의한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유용할 것이다.

셋째 정보의 투명성이 제고돼야 한다.

상장기업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주식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투자자들이 증시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상장사들은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기업경영과 관련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시하여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각 기업은 소액투자자들도 자기기업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투자자에게
기업의 경영상태를 잘 알릴 수 있는 투자자관계(IR)의 정착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정보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내부자거래 시세조정 등과 같은
불공정거래가 근절되고 투자자에 대한 기업홍보활동이 활발하게 되고 주식
시장에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의한 건전한 투자행태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스톡옵션제도나 주식액면분할제도등을 도입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주식액면분할제도의 도입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이탈을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며 이에 따라 주주의 수와 주식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주식분산의
여건도 개선될 것이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법을 개정해 상법상의 최저액면제도를
완화해야 한다.

또 SOC(사회간접자본)투자, 벤처기업 지원, 주식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장기무기명 면세채권발행을 허용하거나 기업 연금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