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성장 6%내외, 소비자물가 4.5%
내외, 경상수지적자 1백40억~1백60억달러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적자축소에 중점을 둬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제
성장"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경제운용계획은 올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란 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5.5%만 넘더라도 "6%내외"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더욱 그렇다.

경제운용계획을 짜면서 성장률을 이렇게 낮춰잡은 적은 없었다.

경상수지적자와 이에 따른 외채증가, 그런 가운데 성장률은 낮아지는
"계획"이 우리가 만족할만한 청사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나마도 달성하기가 쉽지만은 않은게 올해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현재의 노동법 후유증이 빠른 시일내에 수습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사회분위기 이완이 되풀이된다면 6%내외 성장의 달성도 불가능할
것이 명확하다.

또 작년중 2백30억달러선에 달한 경상수지적자를 1백40억~1백60억달러로
줄이는 것도 사회전반의 과소비풍조가 시정되지 않는한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정 통화 등 거시경제정책은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 의미를 우리는 경제논리에 맞게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일이 절대로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는 명제지만, 올해가 선거의 해이기 때문에
경제논리에 맞는 경제정책의 일관성은 더욱 긴요한 감이 있다.

현재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경쟁력을 되찾는 것이다.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시책들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겠다고 밝힌 점은
당연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다.

지금껏 말이 앞서간 것은 아닌지, 올해도 말한 요란하고 내실이 없는 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정부 기업 근로자가 모두 스스로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정부가 경쟁력강화를 위한 핵심과제로 <>노사관계 및 임금안정
<>금융개혁 <>기업부담완화를 내세운데 대해 이견이 없다.

공기업 및 금융기관의 총인건비 동결기조를 유지, 민간기업의 임금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 과제나 구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천해나가느냐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들 과제의 이해당사자,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그 불가피성을 인식기키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무척이나 어려운 이 작업은 우선 정부가 맡을 수 밖에 없다.

끈기와 분명한 방향감각을 갖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과 가계도 정부가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밝힌 올해의 경제현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