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4일 대우의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 백지화와 외규장각
도서 반환지연 문제와 관련, 프랑스정부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오전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장 클로드 페이유 프랑스대통령
특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우의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백지화에 대해
우리 국민은 전적으로 차별대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재론과정에서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다행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 한불
양국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이번 일로 우리국민은 프랑스에 대해 믿을수 없는 상대
라는 생각까지 갖고 있다"며 "모든 일이 잘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TGV 운행중단도 뭔가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TGV를 호남선등 다른 노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큰 충격을 받은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 반환지연과 관련, "4년이 지나도록 해결이
안되는 것은 국가간, 국민간 신의의 문제"라며 "차라리 약속이나 안했으면
몰라도 이런 핑계, 저런 구실로 반환을 미루는 것은 양국관계를 해치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프랑스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페이유특사는 "프랑스정부는 민영화정책 추진과정에서 대우의
톰슨 인수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를 표시했으나 민영화위원회가 정부정책과는
다르게 결정, 정부로서는 대단히 실망했다"며 "그러나 독립기구인 민영화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페이유특사는 "대우의 인수 문제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을
약속한다"며 "새로 진행될 민영화 절차는 투명하고 비차별적일 것이라는게
프랑스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에 대해 "시라크대통령은 전임자에 이어
어떤 형태로든 해결돼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두가지 현안이
조만간 해결돼 양국간 파트너십이 공고히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TGV 운행중단 사태와 관련, 페이유특사는 "TGV만을 위한 철로에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열차도 운행하는 철로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한국
에서는 그런 결빙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TGV인프라건설에
대한 기술지원등 협력용의를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의 연내 방한을 초청했으며
페이유특사는 이를 시라크대통령에게 전하겠다고 답변했다.

<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