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객을 직접 방문,
위생검사 품질검사를 해주는 "찾아가는 연구소"로 만들겠습니다"

한국식품공업협회 산하 한국식품연구소 박정환소장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쉬운 연구소의 풍토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분위기로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연구소에도 영업개념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박소장다운 발상이다.

그는 동서식품에 몸담은 25년동안 주로 영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어왔다.

박소장은 "검사의뢰기관은 연구소의 고객이며 이들이 만족할만큼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연구소도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영업정신은 이 정도에 끝나지않는다.

연구분야에까지 경쟁의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박소장은 "연구검사결과를 의뢰인들에게 다른 연구소에 비해 빨리
알려주는 방안을 강구하고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상은 이미 실천에 들어갔다.

박소장은 우선 연구소조직을 개편했다.

한 단계씩 보고체계를 밟아야하는 라인조직을 팀제로 바꾸었다.

연구소의 외부 여건이 크게 달라진 점도 박소장을 바쁘게 만드는
것 가운데 하나.

올해부터 전국 5만여개의 식품업체들이 국가공인 식품연구소로부터
의무적으로 위생검사를 받아야한다.

지금까지는 식품연구소가 관리해주는 업체가 줄잡아 9백여개에 불과했다.

얼마나 일거리가 많이 늘어나는지 쉽게 짐작할 수있다.

박소장은 "다른 연구소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정확한 검사로 5만여회사들이
더 많은 외뢰를 해오도록하겠다"고 강조한다.

경쟁을 벌여야 연구의 질도 높아지고 식품회사들도 만족하게 될
것이라는 게 박소장의 지론이다.

경쟁력제고를 위해 3억원이 넘는 첨단 검사장비를 도입하고 연구원들의
해외연수기회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박소장의 마케팅감각이 식품연구문화를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주목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