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역사상 처음으로 독자적인 이동통신기술을 완성해 낼
겁니다"

한국이동통신 플림스추진본부 홍인기선임연구원(32)의 새해 바람이다.

홍연구원은 한국이통이 일본의 이동통신회사인 NTT도코모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주파수 2 대의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플림스)용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국내의 통신업체와 장비생산업체가 구성한 플림스표준화위원회의
간사로 활약중이다.

그가 플림스기술 연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사내에서 개인휴대통신
(PCS)기술 개발을 주도해왔기 때문.

플림스단말기와 기지국간을 연결하는 무선구간인 물리계층이 홍연구원이
맡고 있는 분야이다.

음성은 물론 데이터통신 동화상등을 송수신할 수 있는 꿈의 이동통신기술인
플림스의 물리계층은 모든 이동통신기술을 집약해야만 완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개발이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현재 이동전화에 사용하고 있는 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N-CDMA)의
1.23MHz보다 4배정도 넓은 5MHz대역을 사용하는 광대역CDMA(W-CDMA)기술을
이용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물리계층은 무선신호를 생산하고 조정(모듈레이션)한후 기지국이
신호를 수신하는 과정으로 플림스의 핵심분야"라고 밝힌 홍연구원은
2000년까지 플림스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따라서 "2002한일월드컵"이 열릴때 우리나라와 일본 어디에서나
하나의 플림스단말기로 통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독자적으로 작성한 플림스의 기술표준을
NTT도코모와 비교해본 결과 기술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2000년대에 세계적으로 널리 쓰일 플림스기술을 내손으로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세계가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불태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내에서 이동전화분야에 상용화하는데 성공한 협대역 CDMA기술이
미 퀄컴사가 개발한 기술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홍연구원은 국내업체들이 N-CDMA기술 상용화의 공을 이루었지만
원천기술을 개발한 퀄컴사에 매년 수천만달러의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털어놓았다.

홍연구원은 "이제는 CDMA분야의 기술종속국에서 기술종주국으로
도약해야만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구세대 기술이 된 퀄컴의 협대역CDMA를
뛰어넘어 광대역CDMA분야의 종주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이동통신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이 독자적인 플림스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며 연구실로 향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