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시장의 "신참" 신세기통신이 무서운 기세로 약진, "철옹성"을
자랑하는 선발주자 한국이동통신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올해말까지 가입자를 지난해말(29만명)의 4.5배인
1백3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에만 1백만명의 가입자를 새로 끌어들이는셈.

이는 국내 전체 이동전화 신규가입자의 37%나 된다.

영업개시 2년차의 신생 통신서비스회사로서는 도박에 가까운 목표이다.

신세기는 이 목표를 이뤄낼 수단으로 "걸면 걸립니다"라는 광고카피로
상징되는 우수한 통화품질을 손꼽는다.

여기에는 이동전화가 잘걸린다는 것을 강조, 기존 이동전화의 통화품질에
불만을 가진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신세기는 지난해12월 이동전화에서 전화를 걸어 한국통신 교환기까지
연결되는 소통율이 92.2%라고 밝혔다.

통화도중에 중단되는 절단율은 4.0%에 불과하다고 자랑.

영업정책의 핵은 단말기 할인판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두달동안 20여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재미를
올해도 계속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자체판매가 금지돼 코오롱정보통신과 제휴해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전화 가입의 문턱을 낮춰 가입자를 대량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선발주자 한국이통의 수성도 만만찮다.

올해 1백70만명의 신규가입자를 유치,연말까지 가입자를 4백6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이통이 가장 앞세우는 강점은 넓은 통화지역.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광고카피로 전국 어디서나 쓸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통화가능지역이 인구 기준으로 디지털방식은 75%, 아날로그를 합치면
95%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도 적극 나섰다.

이와관련 지난해 1백70여명을 명예퇴직시켰다.

잘나가는 통신업체의 이례적인 명예퇴직은 과거 한국통신 자회사시절
"공기업의 때"가 묻은 사람들을 내보내는 물갈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양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면충돌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95년말부터 벌인 주파수논쟁(한국이통이 신세기에게 여유주파수를
빌려달라고 요구), 지난해초에 시작돼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는 로밍
줄다리기(신세기가 한국이통의 아날로그이동전화망 공용이용 요청)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비방.허위광고 논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제소하는 사태로까지
발전됐다.

한국이통과 신세기의 경쟁은 "사령탑"의 성격마저 대조적이어서
더욱 흥미를 돋군다.

한국이통의 서정욱사장은 평생을 전자.통신분야에 매달려와 해박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

입을 열면 청산유수와 같이 말을 이어가는 달변가이기도 하다.

열정이 넘쳐서인지 혹자는 다혈질적이라고도 한다.

신세기의 정태기사장은 언론계(조선일보,한겨레신문)출신으로 차분한
성격이란 평을 듣는다.

정보통신분야에 일한 경력도 짧아 서사장에 비하면 이분야엔 "문외한"에
가깝다.

두 사장의 공통점이라면 밀어붙이는 힘이 무척 강하다는 것이다.

국산전전자교환기(TDX)개발이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전화
상용화를 진두지휘한 서사장이나 이동전화 요금의 대폭인하나 단말기할인
판매를 기습적으로 감행(?)한 정사장이나 밀고 나가는 힘에서는 난형난제다.

"불도저"사장이 이끌고있는 한국이통과 신세기가 올해 이동전화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거둘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