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의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달아 시작된 공격적
M&A(인수합병)가 대부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대주주인 박의송씨가 우학그룹과 손을 잡고 1대주주인 한화그룹에 대항,
증시에서 지분경쟁을 벌였던 한화종금의 경우 1대주주측이 오는 2월13일
공격자측의 요구대로 임시주총을 열기로 함에 따라 한화그룹이 지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종금 관계자도 "현재 확보된 지분이면 주총에서 승산이 있다는 계산으로
주총 소집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종금 주식을 제일은행측으로부터 매수키로 했던 김갑수 이강호씨의
경우도 지난달 31일까지 잔금을 납입하지 않았고 매수의사도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매입의사여부를 확인하는 최고장을 지난 6일 발송
했으나 아직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 경영권획득이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더구나 기존 주주측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던 당초 계획이 어긋났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어 경영권 찬탈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륭 등 기존 대주주와 공격자인 효진이 증권시장에서 공개매수경쟁까지
벌였던 항도종금도 지난달 1차공개매수에서 효진측이 당초목표인 16%에
못미치는 11.4%만을 획득, 지난 4일부터 2차공개매수에 들어갔으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지난해 9월21일 대구종금의 기존주주부터 9.79%의 지분을 인수한
태일정밀의 경우도 대구지역 상공인들의 반발로 추가지분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최근에 진행된 이들의 공격적 M&A가 준비부진과 공격진들간의
의견차이로 협공이 무산돼 이처럼 경영권인수가 지지부진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M&A업계에서는 이들 외에도 나라 제일종금 등이 여전히 공격가능한
종금사로 분류하고 있어 M&A의 도마에 오르고 있으나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