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은 뭐니뭐니 해도 눈구경이 최고다.

특히 겨울산 눈꽃의 눈부신 아름다움은 필설로 다하지 못한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이달 중순부터 2월까지 전국의 산과 산간지방
에서는 눈축제가 잇달아 열려 겨울나그네를 유혹한다.

제주도는 15일부터 2월6일까지 한라산 일대에서 국제적인 눈꽃축제를 개최
한다.

또 강원도 태백시, 평창군 도암면과 봉평면, 춘천시 등에서도 11일부터
2월1일 사이에 눈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 한라산 눈꽃축제

눈 한번 보는게 평생 소원인 대만 싱가포르 홍콩등 동남아관광객을 위한
아시아 최대의 눈잔치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자연설이 수북이 쌓인 설산에서 환상적인 산악스키 스노보드 눈썰매경연과
눈꽃트레킹 및 설원등반(눈길 걷기)등이 벌어진다.

또 눈얼음조각경연, 설원사진 비디오촬영경연, 패션쇼, 그리고 팀별
눈하루방만들기와 설산기마전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연일 계속된다.

축제기간동안 상설스키학교도 운영된다.

이들 축제는 어리목을 중심으로 천왕사, 1천1백고지, 윗세오름등에서
펼쳐진다.

각종 경연대회는 프로스키선수를 제외하곤 누구나 참가할수 있다.

참가비는 대여비용을 포함, 산악스키경연대회가 3만원, 스노보드경연대회는
2만5천원, 눈썰매경연대회는 1만1천원, 트레킹은 1만5천원등이다.

행사 주관사인 제주뭉치이벤트사의 김영훈대표(37)는 "제주도관광비수기
타개책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며 "홍콩 대만
상해 오키나와 싱가포르등에서 전세기로 외국인관광객이 1천7백명 정도
오고 축제기간동안 내국인관광객도 7만~8만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가문의는 제주뭉치(064-22-7542)나 제주도청 관광진흥과(064-40-1180)로
하면 된다.

<> 한라산 등반

본행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동안이며 본행사기간중에 산악스키경연등의
결선이 거행된다.

본행사기간을 전후한 1월18일부터 2월9일까지 현재 3년동안의 자연휴식년제
(96년3월1일~99년2월말)에 들어가 입산이 금지된 한라산의 동계등반이 허용
되는 행운이 주어진다.

이 개방기간동안은 한라산에 가장 눈이 많이 쌓이는 시기여서 등산객들은
백색의 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한라산의 최고설경을 만끽할수 있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노루 꿩등 야생조수를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개방되는 코스는 성판악과 관음사코스.

관음사코스는 계단길이 많은 등산로로 가팔라서 주로 하산길로 이용되던
코스.

관음사에서 탐라계곡 적십자대피소 개미등 용진각을 거쳐 정상(백록담)까지
오르는데 이번 개방기간동안에는 용진각까지만 등반이 허용된다.

등산거리는 8.3km로 왕복 9시간정도 걸린다.

적설기엔 상당한 체력과 등반기술이 요구되는 코스다.

성판악코스는 5.16도로로 성판악휴게소입구 해발 9백m까지 차를 타고 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속밭 사리악 진달래밭을 거쳐 백록담에 오르는데 이 코스 역시 진달래밭
까지만 등반이 가능하다.

속밭을 지나면 고도 1천5백m에 펼쳐진 고원지대인 상밭(고상나무밭)이
나타난다.

정상쪽에 고상나무숲이 우거져 있고 그 사이에 백골로 변한 태고의 구상
나무가 산재해 있어 아름다운 설경을 이룬다.

등산거리는 9.6km.

관음사코스보다 평탄한 편이다.

어리목과 오백나한이 살았다는 전설이 숨쉬는 기암절벽 영실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1천7백m 고지인 윗세오름까지만 개방된다.

눈꽃구경은 어리목과 영실코스(왕복 6~7시간소요)를 택해도 충분하다.

윗세오름산장에서 영실로 하산하는 코스에 숲을 이루고 있는 천연기념물인
주목군에 핀 눈꽃은 예쁘기 그지없어 별천지에 온듯하다.

등산객들은 눈과 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하얀 터널을 통과하며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 강원도 눈축제

태백시의 태백산눈꽃축제는 올해가 제4회로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8일
동안 열린다.

눈조각전과 눈사람만들기대회, 눈꽃아가씨선발대회등이 벌어진다.

또 태백산등반대회도 개최돼 눈꽃구경을 실컷 할수 있다.

강원도에서 고원눈마을로 조성할 계획인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주최하는 대관령눈축제를 이달말께 개최한다.

축제기간동안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 횡계리로 진입하는 도로변에 눈조각들
이 늘어서 스키장내장객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대관령눈축제는 인근 용평스키장리조트에서 매년 개최하는 눈조각경연대회와
맞물려 볼거리와 먹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한다 용평리조트의 눈조각경연대회
는 금년에는 오는 26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린다.

전국대학에서 18개팀이 참가, 눈으로 갖가지 형상을 만드는데 눈을 깎는
과정을 직접 구경할수 있어 인기다.

작년에 보광휘닉스파크 스키장이 들어선 평창군 봉평지역에서도 이달중에
지역주민 주최의 눈썰매대회등 눈축제가 처음으로 마련된다.

한편 춘천시에서도 11일부터 26일까지 15일동안 시내 삼천동 중도배터앞
광장에서 "눈-얼음축제"를 갖는다.

가족대항 눈사람만들기대회, 눈썰매끌기, 팽이돌리기, 눈조각대회등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해 어울릴수 있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