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간중심의 생산체제 .. 권순원 <한보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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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드러운 여자"니 "부드러운 남자"니 하는 말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도, 그것을 구성하는 조직도, 사람도, 정책도 모두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한 현안 이슈들을 슬기롭게 헤쳐가려면 유연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경직된 상황에서는 좋은 스윙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97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노동법 전격처리의 파장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그 파장이 계속될 것인가, 대부분의 국민이 우려와 염려의 눈으로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노동 혹은 인적자본은 두가지 측면을 지닌다.
생산요소의 노동과 생산결과를 나누어 가지는 소비자로서의 역할이 그것
이다.
지난 30여년간의 압축성장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대체로 생산요소 측면을
강조해 왔다.
만일 기업이나 정부가 생산물의 배분과 노무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 미시간 주립대의 마이클 무어 교수는 우리 경제운용자들에게 사람을
중시하는 생산체제를 확립해 나가도록 충고하고 있다.
그는 인적자본관리 혹은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생산체제의 발전
과정을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단계인 대량생산단계에서 노동절약형 생산체제를 거쳐 종국적으로는
지식중심적 생산체제로 옮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인적자본에 힘입어 60년대초부터 경제성장의 고개를 들기 시작
했다.
이때부터 약 4반세기 동안은 전형적인 대량생산체제가 풍미한 시기였다고
볼수 있다.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을 동원해 주로 생산력 확충에 전념해 왔던 것이다.
이 단계에서 기업들은 주로 재고조정을 통해 경제상황변화에 대처했으며
따라서 인력관리 또는 노사관계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후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이르는 기간에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 등 중후장대한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대량생산체제가
이어졌으나 그 성격은 상당히 달라지게 됐다.
그간의 가시적인 경제성장실적에 대한 근로자의 지분요구가 계속적인
임금인상과 경영참여로 나타나면서 노사관계의 중요성이 클로즈업됐다.
더욱이 사회전반적인 민주화 자유화물결과 함께 노동조합의 세력이 커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근로자 관계는 매우 대립적이고 전투적인 양상을
띠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고용구조의 경직화와 생산성 증가의 고저에 관계없는 고율의
임금상승세 지속이라는 관행이 굳어지게 됐다.
만일 일본이 8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추구해온 것과 같은 노동
절약형 생산체제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좀더 일찍 관심을 기울였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절약형 생산체제는 근로자를 생각하는 생산방식이라고 할수 있다.
대량생산체제가 기계적인 생산량 확충에 치중한다면 절약형 생산체제는
근로자와 기계의 보완성 유지에 역점을 둔다는 특징적 차이가 있다.
최근들어 몇몇 우량기업들이 근로자 복지를 증진하면서 성생산체제를
다듬어 나가고 있다.
공장에 근무하는 단순 근로자들이 부족한 현실에 비춰 다른 기업들도
근로자를 인간적으로 보호하고 인격체로서 방어해주는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가도록 정책적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지식 및 정보사회가 점점 가까이 우리 주위에 다가오면서 지식을 중시하는
제조업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인간중심의 생산체제를 확립, 하이테크 산업과 정보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격이 숨쉬는 생산방식은 질적으로 한단계 진보된 인적자원관리와 노무
관리의 채택을 요구한다.
따라서 인력관리는 이미 기업의 중심적인 전략부문이 되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근로자 사용자의 화합과 협력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부드러운 고용관행의 도입과 실천이 요청된다.
이와 더불어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고안한 팀과업에 참여하든가
폭넓게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성과에 근거를 둔 보상체계의 확립이 요구된다.
요컨대 인격체로서 사람에 가치를 두는 노무관리의 질적개선이 이뤄어질
수 있다면 부드러운 노사관계의 정립과 유연한 노동시장의 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다.
대외적으로 지식집약적 생산체제는 한국경제로 하여금 새로운 수출전략의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개방화 국제화가 진전돼 국제경쟁이 가열될수록 수출입국의 기조는 더욱
강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더욱 구체적이고 다변화된 수출전략으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중국 등 후발개도국이 주로 의존하는 저임금전략은 이미 과거시대의 유물로
퇴화됐다.
따라서 우리는 이탈리아처럼 디자인 전략이나 창의성 위주의 전략을 추구
한다든지 아니면 또다른 측면에서 제품차별화가 가능한 전략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적인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부드러운
협력노력과 유연한 정책대응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이제 소모적인 대치와 투쟁은 접어두기로 하자.
대신 이해와 관용의 부드러운 질서하에서 정부 기업 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부드러운 대화노력이 자리를 잡도록 협력과 참여의 장을
열어보자.
이를 통해 천민화하고 있는 한국적 자본주의에 인간화와 문명화라는
유연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도, 그것을 구성하는 조직도, 사람도, 정책도 모두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한 현안 이슈들을 슬기롭게 헤쳐가려면 유연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경직된 상황에서는 좋은 스윙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97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노동법 전격처리의 파장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그 파장이 계속될 것인가, 대부분의 국민이 우려와 염려의 눈으로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노동 혹은 인적자본은 두가지 측면을 지닌다.
생산요소의 노동과 생산결과를 나누어 가지는 소비자로서의 역할이 그것
이다.
지난 30여년간의 압축성장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대체로 생산요소 측면을
강조해 왔다.
만일 기업이나 정부가 생산물의 배분과 노무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 미시간 주립대의 마이클 무어 교수는 우리 경제운용자들에게 사람을
중시하는 생산체제를 확립해 나가도록 충고하고 있다.
그는 인적자본관리 혹은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생산체제의 발전
과정을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단계인 대량생산단계에서 노동절약형 생산체제를 거쳐 종국적으로는
지식중심적 생산체제로 옮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인적자본에 힘입어 60년대초부터 경제성장의 고개를 들기 시작
했다.
이때부터 약 4반세기 동안은 전형적인 대량생산체제가 풍미한 시기였다고
볼수 있다.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을 동원해 주로 생산력 확충에 전념해 왔던 것이다.
이 단계에서 기업들은 주로 재고조정을 통해 경제상황변화에 대처했으며
따라서 인력관리 또는 노사관계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후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이르는 기간에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 등 중후장대한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대량생산체제가
이어졌으나 그 성격은 상당히 달라지게 됐다.
그간의 가시적인 경제성장실적에 대한 근로자의 지분요구가 계속적인
임금인상과 경영참여로 나타나면서 노사관계의 중요성이 클로즈업됐다.
더욱이 사회전반적인 민주화 자유화물결과 함께 노동조합의 세력이 커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근로자 관계는 매우 대립적이고 전투적인 양상을
띠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고용구조의 경직화와 생산성 증가의 고저에 관계없는 고율의
임금상승세 지속이라는 관행이 굳어지게 됐다.
만일 일본이 8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추구해온 것과 같은 노동
절약형 생산체제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좀더 일찍 관심을 기울였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절약형 생산체제는 근로자를 생각하는 생산방식이라고 할수 있다.
대량생산체제가 기계적인 생산량 확충에 치중한다면 절약형 생산체제는
근로자와 기계의 보완성 유지에 역점을 둔다는 특징적 차이가 있다.
최근들어 몇몇 우량기업들이 근로자 복지를 증진하면서 성생산체제를
다듬어 나가고 있다.
공장에 근무하는 단순 근로자들이 부족한 현실에 비춰 다른 기업들도
근로자를 인간적으로 보호하고 인격체로서 방어해주는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가도록 정책적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지식 및 정보사회가 점점 가까이 우리 주위에 다가오면서 지식을 중시하는
제조업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인간중심의 생산체제를 확립, 하이테크 산업과 정보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격이 숨쉬는 생산방식은 질적으로 한단계 진보된 인적자원관리와 노무
관리의 채택을 요구한다.
따라서 인력관리는 이미 기업의 중심적인 전략부문이 되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근로자 사용자의 화합과 협력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부드러운 고용관행의 도입과 실천이 요청된다.
이와 더불어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고안한 팀과업에 참여하든가
폭넓게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성과에 근거를 둔 보상체계의 확립이 요구된다.
요컨대 인격체로서 사람에 가치를 두는 노무관리의 질적개선이 이뤄어질
수 있다면 부드러운 노사관계의 정립과 유연한 노동시장의 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다.
대외적으로 지식집약적 생산체제는 한국경제로 하여금 새로운 수출전략의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개방화 국제화가 진전돼 국제경쟁이 가열될수록 수출입국의 기조는 더욱
강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더욱 구체적이고 다변화된 수출전략으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중국 등 후발개도국이 주로 의존하는 저임금전략은 이미 과거시대의 유물로
퇴화됐다.
따라서 우리는 이탈리아처럼 디자인 전략이나 창의성 위주의 전략을 추구
한다든지 아니면 또다른 측면에서 제품차별화가 가능한 전략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적인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부드러운
협력노력과 유연한 정책대응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이제 소모적인 대치와 투쟁은 접어두기로 하자.
대신 이해와 관용의 부드러운 질서하에서 정부 기업 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부드러운 대화노력이 자리를 잡도록 협력과 참여의 장을
열어보자.
이를 통해 천민화하고 있는 한국적 자본주의에 인간화와 문명화라는
유연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