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이상의 자금시장을 놓고 올해 치열하게 벌어졌던 제일은행과 지방은행
들간 도금고 유치전은 지방은행의 완패로 끝났다.

그러나 제주도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도금고를 독식해왔던 제일은행의 아성도
농협에 의해 일각이 무너졌다.

경기도 전남도 경남도 등 3개 지방자치단체는 30일 올해로 관리계약이 만료
되는 제일은행과 도금고 관리계약을 다시 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일은행과 숨가쁜 경합을 벌였던 경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은
모두 배제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를 제외한 8개도의 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95년 5월
지방은행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던 해당지역 지방
은행들은 단 한곳도 금리관리권을 얻어내지 못했다.

강원도의 경우 98년에 도금고 관리권을 획득했지만 제일은행 농협 등과
1년단위로 돌아가며 관리하는 제한적 권리를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제일은행과 지방은행의 각축을 비집고 농협이 충북도와 경북도금고의
관리권을 따냄으로써 제일은행의 독주에는 제동이 걸렸다.

농협은 최근 충북도와 내년 1월부터, 경북도와는 내년 7월부터 도금고를
관리하기로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