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민간기업들은 내년초 연휴를
5일간으로 늘려 잡는 등 총파업을 진정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노동계의 총파업 태풍은 내주초 장기화 여부에 기로를
맞을 전망이다.

<>.총파업의 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움직임이 두드러진 곳은 민주노총
파업의 핵심격인 울산지역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소속사들이다.

현총련 산하 21개 사업자중 파업참여를 선언한 11개 회사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10개사의 조업률이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선 파업을 철회하기도.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27일
근로자 40%가 파업에 동조했으나 28일에는 10%만이 파업에 참여했을 뿐
이어서 현재까지 정상조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정공도 변속기.싼타모 생산라인이 중단됐을뿐 차륜.휠.공작기계등
부서는 관리직 사원들과 파업 불참 노조원들에 의해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인천제철의 경우 27일 하루 파업을 했다가 28일 낮 조합원 집회에서
작업재개를 결정해 이날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대우중공업 거제조선소도 28일 1백50명만이 시위를 벌이는데
그쳤으며 한라중공업도 2백여명이 파업을 선동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작업 현장으로 돌아갔다.

<>.각 기업들은 총파업이 약화 조짐을 보이자 31일까지 사태를 지켜
본 뒤 신정연휴를 5일간으로 늘려 "파업 열기"를 식히는 방안을 검토하
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신정 연휴와 격주 토요휴무제 등을 통해
1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동안 공장 문을 닫고 휴무에 들어가기로 결정.
두 회사는 30일과 31일중 조업재개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금요일인 1
월 3일은 샌드위치 휴일로,4일은 격주토요휴무제로 쉼으로써 일요일인
5일까지 닷새간 생산을 중단키로 한 것. 일단 법정공휴일인 1,2일 이
틀만 휴무할 계획인 대우자동차도 노조와 협의를 통해 3,4일의 조업여
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관계자는 "파업으로 생산은 줄었지만 출고와 수출선적은
정상적으로 이뤄져 자동차 재고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며 "그동안 쌓
인 재고 때문에 신정연휴기간을 늘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정공 등 대부분의
조선.기계업체들도 1월 첫째주는 정상조업이 어려울 예상에 따라 5일간
의 연휴를 신중히 검토중.

<>.한편 전국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70%이상을 취급하고 있는 전국
화물운송노조가 30일 오전 8시부터 4시간 시한부 파업을 하기로 결정해
연말 수출화물의 수송에 차질을 빚을 전망.전국화물운송노조는 이번 파업
기간동안 전국 각지에서 운행중인 차량은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한편 차
고지에 있는 차량은 승무를 전면 거부키로 했다고 29일 발표.이에따라 세방
기업 고려종합운수 대한통운등 컨테이너운송업체들은 이날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연말 수출입 상품 적기 수송을 위해 철야작업에 들어가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