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영세사업자의 결제수단인 약속어음 및 가계수표의 부도가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0년 0.09%였던 약속어음 부도율이 매년
치솟아 작년에는 0.29%를 기록, 5년 사이에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를 금액으로 보면 90년의 1조1천7백40억원에서 작년에는 9조2천3백10억원
으로 부도규모가 같은 기간중에 무려 7.9배 늘어났다.

이처럼 어음의 부도규모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간 한계 중소기업이 도산하면서 중소기업의 주된 결제수단인 어음이
대량으로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개인 영세사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가계수표의
부도현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0년에 0.71%인 부도율이 93년 1.33%로 높아진데 이어 94년 2.54%,
작년 2.82%로 치솟았다.

5년 사이에 부도비율이 4배로 상승했다.

부도금액을 보면 90년의 1천70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5천6백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4.6배로 급증했다.

부도율과 부도금액의 급증속에서도 어음과 가계수표의 유통규모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연도별 교환규모를 보면 지난 93년에 2천2백24조원이던 것이 94년에는
2천5백77조5천억원으로 15.9% 증가한데 이어 작년에는 3천2백26조5천억원
으로 전년 대비 25.2%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어음 및 가계수표의 연간 교환규모를 당해연도말 총통화(M2)와
비교해 보면 <> 93년 21.6배 <>94년 21.7배 <>작년 23.6배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