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미국 일본 EU등 선진국은 회복기에 들어서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은 단기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인해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영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다양한 통계및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내년도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및 산업별 동향을 예측한 "The World In 1997"
(신한종합연구소편역 고려원간)이 번역돼 나왔다.

88년이래 해마다 출간되고 있는 이 보고서는 "이코노미스트"사의 각국
특파원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동원돼 격변하는 세계
정치.경제의 앞날을 밀도있게 짚어내 매년 꾸준한 관심을 끌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97년 한국은 고임금, 고금리, 높은 물류비용등의 문제로
인해 성장이 둔화돼 GDP성장률이 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민첩한 중간규모의 기업들을 가진 대만과 달리 대기업이 많은 산업구조로
인해 제빨리 경제방향을 바꾸기가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

또 경제에 대한 규제 철폐는 뿌리깊은 구조적 비효율성을 해결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할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내년말로 예정된 대선에서는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후계자를 선택
하려 할 것이며, 그 후보는 아마 이홍구신한국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
했다.

한국부분은 존 버튼 파이낸셜타임즈 서울특파원이 기고했다.

또 주목을 끄는 부분은 97년7월1일로 예정된 홍콩의 중국반환이 세계
정치.경제 흐름에 미칠 영향과 홍콩의 장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상세히
분석한 특집.

이에 따르면 홍콩은 97년 고통스런 정치적 변화속에서도 경제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들어 중국정부가 민감한 현안에 대해 화해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하면서
96년 극심하게 약화됐던 소비자 신뢰가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신공항과 새로운 공공주택에 대한 중국의 투자증가가 경제성장을 부추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동향에서는 EU의 화폐통합 가속화에 따른
문제, 97년 하반기에 15차 공산당대회가 열리는 중국의 등소평사후 지도
체제 확립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문별 동향에서는 현재 오름세에 있는 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평균
가격이 20달러를 넘어서는 한편 반도체가격은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여전히 약세를 면치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자금조달에서는 금리상승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이 책은 "1997년 세계를 전망한다"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 분석" "급변
하는 세계 경제환경" "1997년 홍콩경제를 전망한다" "1997년 한국경제를
전망한다"등 총 5부로 구성됐다.

1~3부는 "이코노미스트"를 번역한 내용이며 4부 "1997년 홍콩경제를 전망
한다"는 노무라 요시히로 일노무라종합연구소 홍콩주임연구원의 분석을 담은
것.

5부는 신한종합연구소팀이 정리한 내용이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