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폐장을 맞는 증권가 사람들의 가슴은 납덩이처럼 무겁기만 하다.

끝이 좋아야 다 좋은 법인데 거꾸로 험악하기만 하다.

수급균형이 무게중심을 잃은데다 노동법을 둘러싼 대치정국까지 장외악재로
가세, 주가폭락이 빚어졌다.

연말장으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아무리 전쟁터라고 할지라도 폐장을 앞두고선 이심전심으로 휴전이 되는
곳이 주식시장이었다.

새해에 대한 개대가 남아 있었던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그런 불문율이 깨진 것에 더욱 눈이 시리다.

과연 희망의 싹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증시 폐장이 던져주는 화두는
무겁기만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