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대한 자동차수출이 만4년만에 재개된다.

기아자동차는 24일 한.대만간 자동차협상 타결에 따라 올해 할당된 수출
쿼터소진에 나서기로 하고 세피아와 크레도스 7백대를 생산, 연말까지
대만에서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협상안에 대한 우리정부의 서명이 26일께 끝나는대로
선적에 나서 늦어도 30일까지 현지통관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산차의 대만수출은 지난 92년 양국간 국교단절과 동시에 중단됐으나
양국정부는 지난 10월 이를 재개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대만정부가 이 협정안에 대한 서명을 계속 늦춤에 따라 국내업계는
올해 수출재개가 불가능할 것으로 포기했었다.

대만정부는 최근 양국간자동차쿼터협상안에 최종 서명한 서류를 우리정부에
보내옴에 따라 기아가 먼저 수출에 나섰다.

그러나 양국정부의 협정안서명지연을 올해 우리나라에 할당된 자동차수출
쿼터는 사실상 완전소진이 불가능해져 기아가 올해 내보내는 7백대의 경우
기아 쿼터분의 3분의 1, 우리나라 전체 쿼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현대와 대우는 생산계획의 차질을 우려해 대만수출을 포기했다.

기아자동차가 계획대로 연내에 대만에 자동차를 수출하게 되면 "수출실적이
있는 해에는 그 다음해에 쿼터를 10% 늘린다"는 양국정부의 합의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내년 쿼터가 올해의 7천대에서 7천7백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기아자동차는 내년 업체별 쿼터 배정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기아자동차는 독일에서 현지조립한 지프형승용차 스포티지의 대만내 판매를
담당해온 현지업체 진륜기차의 판매망을 통해 이들 차량을 판매할 예정이다.

<김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