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 경영강좌] (14) "DB마케팅 도입 고객이탈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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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 < AT커니 컨설턴트 >
대학원 시절의 은사 한분이 지중해 여행중에 리츠칼튼 호텔에 머물게 됐다.
그날 저녁 호텔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 높은 써비스를 받게 됐다.
웨이터는 전에 주문했던 와인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을뿐 아니라 과거
와인과 그날밤 제공되는 와인의 차이점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이 호텔에서는 고객의 가거 주문사항과 개인의 취향을 데이터로 철저히
관리하여 딱딱한 베게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사용할 방의 베게를 미리
교체하고, 체크인이 늦은 경우가 잦은 고객을 위해서는 이를 고려한
룸써비스를 충실히 하는 등의 차원 높은 고객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렇게 각 개별고객 단위까지 써비스의 적합한(customize)를 추구하는
이면에는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이 아닌 고객점유율(customer share)을
중시하는 발상의 전환이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과 10%와 고객점유율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결국은 똑같은 10%의 점유율이지만 양자는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점유율 추구형 경쟁방식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더불어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풀 라인(full
line)의 제품 포토폴리오를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경쟁해야 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고객점유율을 추구하는 방식은 우선 시장전체를 대상으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케팅을 포함한 제경비를 줄일 수 있고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로 부터의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들중에 고객점유율 또는 고객유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듯 하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마케팅전략은 고객만족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고객만족은 이미 낡은 이론이라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고 이웃 일본에서도 고객만족의 한계와 함께 어떻게 기존고객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객유지가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로서 데이터 베이스마케팅은 날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객유지의 개념이 주목을 받게된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경쟁환경을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쟁자 및 상품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고객의
가치관도 다양화되고 있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쟁자와의 차별화와
동시에 다양한 욕구의 충족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친규고객을 획득하기는 과거 어느때보다 어려워 지고 있으며
이에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기업의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투입된 마케팅비용의 효용이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매년 획득한 친규객의 25%가
그 기업을 떠나간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기존고객의 유지에 드는 비용은 신규고객 획득의 경우에
비하여 5분의 1에 그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은 고객유지에 드는 비용의 6배에 달하는 비용을
신규고객 획득을 위한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볼때 매년 25%정도로 이탈하고 있는 고객의
이탈률을 5%만 낮춘다고 하면 이익을 10% 가까이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우리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고객유지를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과 친해지는 것이 고객유지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 지식을 기반으로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절한 상품과 써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에 대한 지식 축적 및 활용은 정보기술을 기반으로한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을 통해 가능해 진다.
이제까지의 매스 마케팅에서는 기업들이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는 고객에 대하여 정확하고 구체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른바 "얼굴없는"고객을 대상으로 하여 기업의 노력이 경주되어 왔다.
물론 설문조사 등의 방법을 통하여 고객의 취향이나 구매 패턴 등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있어 왔으나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려는 시도는 기업의 노력부족
및 기술적 한계 등에 의하여 실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선진적인 기업들에 의하여 정보기술의 발달을 이용한
새롭고도 강력한 마케팅 수법이 속속 도입하고 있다.
DB마케팅이란, 기업이 고객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공통의 니즈
또는 특성을 갖는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상품개발이나 선전 판매를 하는
고객층별(segment)마케팅,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고객관계
중시형의 원 투원(one to one)마케팅 등을 포함하는 용어로서 고객정보를
중시하며 정보기술 활발히 활용하는 마케팅활동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호텔의 경우와 같이 자사에 중요한 우량고객을
식별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자사의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충정도를 향상새키는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서 DB마케팅이 기업활동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이제까지의 DB마케팅은 데이터 관리에 앞서가고 있던 항공회사, 통신판매
회사, 신용카드회사 등의 일부 업종의 기업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금융기관, 전화회사, 소비재 생산회사 등이 개별
고객에 적합한 상품과 써비스를 제공하기 위햐여 DB마케팅을 도입하여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DB마케팅을 통하여 획득할 수 있는 경쟁우위는 3가지를 들수 있다.
첫째, DB마케팅은 고객의 미래의 구매 패턴의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과거의 구매패턴이 미래의 구매패턴을 설명해 준다는 논리다.
아맥스 카드사는 전세계 카드회원을 대상으로한 DB를 구축하여 개개인의
과거 구매 패턴을 관리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잦은 고객에게는 하바나행 할인 비행기표의 안내책자를
제공하고 의상비의 지출이 많은 고객에게는 알마니의 신상품 안내책자를
우송한다.
이러한 개인 니즈에 적합화한 마케팅과 회원전원에게 모든 정보를 망라한
두둠한 책자를 제공했을 때의 비용과 효과의 차이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비디오 렌탈체인인 블럭 버스터사는 3천6백만세대의 DB를 사용하여
대여점을 찾은 고객에게 고객의 취향에 맞는 비디오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고객이 과거에 대여한 비디오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비디오의 대여
패턴을 예측하고 고객이 비디오를 손쉽게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더 많은 비디오가 대여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
둘째, 자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고객을 식별하여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이익의 20%를 낳는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이 20%의 핵심 고객에 맞춘 집중적인 마케팅은 이익증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통신판매회사의 LL빈의 경우 제품에 대한 불만에 대해 반품 및 환불 등을
통하여 거의 모든 고객불만에 대응하고 있다.
이것은 지속적인 고객불만 데이터의 축적 및 활용을 통하여 불량고객의
고의적인 반품 및 환불요구를 차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째,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우위를 구축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패턴을 예측하거나 신제품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정보기술을 이용한 하드웨어투자는 자금만 있으면 쉽게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DB에 축적되는 개별데이터는 한번에 발생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차적으로 생성된다.
또한 발생한 수많은 데이터중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선별하여 축적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시행착오가 따르게 된다.
따라서 한번 구축된 DB 및 이를 이용하여 획득된 경쟁우위는 쉽게
모방되기 힘들다.
기업이 DB마케팅을 도입하여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배경에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기술의 영향이 크다.
초병렬컴퓨터의 등장은 종래의 범용컴퓨터의 한계였던 대용량 정보의
고속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비정형적 정보분석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컴퓨터가 수십 수백개에 이르는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탑재하고 있어 복잡한 DB의 정보처리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맥스 카드사가 3,700만 회원의 구매정보를 축적,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초병렬 컴퓨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대용량의 데이터를 반복 검색하여 데이터로부터
의미있는 패턴이나 관계를 자동적으로 찾아내는 뉴랄 네트워크 소프트
(neuralnetwork software)가 개발되었다.
이로인하여 자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고객 또는 고객군을 확인하고
적절한 DB마케팅을 구사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업이 DB마케팅을 도입하는 과정은 구축되는 DB의 종류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1단계에서는 고객정보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DB가
구축된다.
고객의 정보는 이름 주소 나이 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인 데이터에
한정되며 각부문의 DB가 연계되지 않아서 체계적인 분석은 불가능하다.
2단계에 들어서면 통합되지는 않았으나 DB간의 기초적인 연계가 가능한
DB가 구축된다.
이단계에서는 부서간의 협조에 의하여 전체DB를 이용한 분석이 가능하다.
3단계에서는 통합된 DB를 이용한 유기적인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각 관련부분의 DB가 융합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다양한 분석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최종단계에서는 자사의 DB와 외부가 리얼타임으로 연계된다.
개별 거래나 고객데이터의 변경이 리얼타임으로 DB에 반영되기 때문에
항상 최신의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정보가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객DB는 대부분 1단계와 2단계에 머물러있다.
이는 필요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거나 데이터 자체는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통신이나 금융과 같은 서비스업종 분야에서는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이의 활용에 따른 잠재적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제조업에 있어서도 매스마케팅에 의한 과다한 비용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도 몇몇의 선진적인 기업에 의하여 DB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단거리 소화물을 운송하는 한 회사는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에 소화물 배달을 의뢰하면 오퍼레이터는 과거 고객의 거래정보
DB로부터 곡개의 기본적인 정보를 신속히 입수하여 주문처리에 있어서의
시간을 수배이상 단축하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DB마케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기업들이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는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돼 가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속에서 일선의 경영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뒤떨어진 자사의 경쟁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경쟁력을 뒤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면 경쟁력의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상상을 초월하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경영기법 또한 경영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우리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실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
대학원 시절의 은사 한분이 지중해 여행중에 리츠칼튼 호텔에 머물게 됐다.
그날 저녁 호텔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 높은 써비스를 받게 됐다.
웨이터는 전에 주문했던 와인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을뿐 아니라 과거
와인과 그날밤 제공되는 와인의 차이점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이 호텔에서는 고객의 가거 주문사항과 개인의 취향을 데이터로 철저히
관리하여 딱딱한 베게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사용할 방의 베게를 미리
교체하고, 체크인이 늦은 경우가 잦은 고객을 위해서는 이를 고려한
룸써비스를 충실히 하는 등의 차원 높은 고객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렇게 각 개별고객 단위까지 써비스의 적합한(customize)를 추구하는
이면에는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이 아닌 고객점유율(customer share)을
중시하는 발상의 전환이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과 10%와 고객점유율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결국은 똑같은 10%의 점유율이지만 양자는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점유율 추구형 경쟁방식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더불어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풀 라인(full
line)의 제품 포토폴리오를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경쟁해야 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고객점유율을 추구하는 방식은 우선 시장전체를 대상으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케팅을 포함한 제경비를 줄일 수 있고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로 부터의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들중에 고객점유율 또는 고객유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듯 하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마케팅전략은 고객만족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고객만족은 이미 낡은 이론이라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고 이웃 일본에서도 고객만족의 한계와 함께 어떻게 기존고객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객유지가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로서 데이터 베이스마케팅은 날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객유지의 개념이 주목을 받게된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경쟁환경을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쟁자 및 상품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고객의
가치관도 다양화되고 있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쟁자와의 차별화와
동시에 다양한 욕구의 충족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친규고객을 획득하기는 과거 어느때보다 어려워 지고 있으며
이에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기업의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투입된 마케팅비용의 효용이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매년 획득한 친규객의 25%가
그 기업을 떠나간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기존고객의 유지에 드는 비용은 신규고객 획득의 경우에
비하여 5분의 1에 그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은 고객유지에 드는 비용의 6배에 달하는 비용을
신규고객 획득을 위한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볼때 매년 25%정도로 이탈하고 있는 고객의
이탈률을 5%만 낮춘다고 하면 이익을 10% 가까이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우리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고객유지를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과 친해지는 것이 고객유지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 지식을 기반으로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절한 상품과 써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에 대한 지식 축적 및 활용은 정보기술을 기반으로한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을 통해 가능해 진다.
이제까지의 매스 마케팅에서는 기업들이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는 고객에 대하여 정확하고 구체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른바 "얼굴없는"고객을 대상으로 하여 기업의 노력이 경주되어 왔다.
물론 설문조사 등의 방법을 통하여 고객의 취향이나 구매 패턴 등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있어 왔으나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려는 시도는 기업의 노력부족
및 기술적 한계 등에 의하여 실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선진적인 기업들에 의하여 정보기술의 발달을 이용한
새롭고도 강력한 마케팅 수법이 속속 도입하고 있다.
DB마케팅이란, 기업이 고객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공통의 니즈
또는 특성을 갖는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상품개발이나 선전 판매를 하는
고객층별(segment)마케팅,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고객관계
중시형의 원 투원(one to one)마케팅 등을 포함하는 용어로서 고객정보를
중시하며 정보기술 활발히 활용하는 마케팅활동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호텔의 경우와 같이 자사에 중요한 우량고객을
식별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자사의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충정도를 향상새키는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서 DB마케팅이 기업활동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이제까지의 DB마케팅은 데이터 관리에 앞서가고 있던 항공회사, 통신판매
회사, 신용카드회사 등의 일부 업종의 기업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금융기관, 전화회사, 소비재 생산회사 등이 개별
고객에 적합한 상품과 써비스를 제공하기 위햐여 DB마케팅을 도입하여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DB마케팅을 통하여 획득할 수 있는 경쟁우위는 3가지를 들수 있다.
첫째, DB마케팅은 고객의 미래의 구매 패턴의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과거의 구매패턴이 미래의 구매패턴을 설명해 준다는 논리다.
아맥스 카드사는 전세계 카드회원을 대상으로한 DB를 구축하여 개개인의
과거 구매 패턴을 관리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잦은 고객에게는 하바나행 할인 비행기표의 안내책자를
제공하고 의상비의 지출이 많은 고객에게는 알마니의 신상품 안내책자를
우송한다.
이러한 개인 니즈에 적합화한 마케팅과 회원전원에게 모든 정보를 망라한
두둠한 책자를 제공했을 때의 비용과 효과의 차이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비디오 렌탈체인인 블럭 버스터사는 3천6백만세대의 DB를 사용하여
대여점을 찾은 고객에게 고객의 취향에 맞는 비디오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고객이 과거에 대여한 비디오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비디오의 대여
패턴을 예측하고 고객이 비디오를 손쉽게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더 많은 비디오가 대여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
둘째, 자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고객을 식별하여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이익의 20%를 낳는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이 20%의 핵심 고객에 맞춘 집중적인 마케팅은 이익증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통신판매회사의 LL빈의 경우 제품에 대한 불만에 대해 반품 및 환불 등을
통하여 거의 모든 고객불만에 대응하고 있다.
이것은 지속적인 고객불만 데이터의 축적 및 활용을 통하여 불량고객의
고의적인 반품 및 환불요구를 차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째,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우위를 구축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패턴을 예측하거나 신제품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정보기술을 이용한 하드웨어투자는 자금만 있으면 쉽게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DB에 축적되는 개별데이터는 한번에 발생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차적으로 생성된다.
또한 발생한 수많은 데이터중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선별하여 축적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시행착오가 따르게 된다.
따라서 한번 구축된 DB 및 이를 이용하여 획득된 경쟁우위는 쉽게
모방되기 힘들다.
기업이 DB마케팅을 도입하여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배경에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기술의 영향이 크다.
초병렬컴퓨터의 등장은 종래의 범용컴퓨터의 한계였던 대용량 정보의
고속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비정형적 정보분석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컴퓨터가 수십 수백개에 이르는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탑재하고 있어 복잡한 DB의 정보처리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맥스 카드사가 3,700만 회원의 구매정보를 축적,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초병렬 컴퓨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대용량의 데이터를 반복 검색하여 데이터로부터
의미있는 패턴이나 관계를 자동적으로 찾아내는 뉴랄 네트워크 소프트
(neuralnetwork software)가 개발되었다.
이로인하여 자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고객 또는 고객군을 확인하고
적절한 DB마케팅을 구사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업이 DB마케팅을 도입하는 과정은 구축되는 DB의 종류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1단계에서는 고객정보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DB가
구축된다.
고객의 정보는 이름 주소 나이 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인 데이터에
한정되며 각부문의 DB가 연계되지 않아서 체계적인 분석은 불가능하다.
2단계에 들어서면 통합되지는 않았으나 DB간의 기초적인 연계가 가능한
DB가 구축된다.
이단계에서는 부서간의 협조에 의하여 전체DB를 이용한 분석이 가능하다.
3단계에서는 통합된 DB를 이용한 유기적인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각 관련부분의 DB가 융합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다양한 분석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최종단계에서는 자사의 DB와 외부가 리얼타임으로 연계된다.
개별 거래나 고객데이터의 변경이 리얼타임으로 DB에 반영되기 때문에
항상 최신의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정보가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객DB는 대부분 1단계와 2단계에 머물러있다.
이는 필요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거나 데이터 자체는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통신이나 금융과 같은 서비스업종 분야에서는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이의 활용에 따른 잠재적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제조업에 있어서도 매스마케팅에 의한 과다한 비용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도 몇몇의 선진적인 기업에 의하여 DB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단거리 소화물을 운송하는 한 회사는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에 소화물 배달을 의뢰하면 오퍼레이터는 과거 고객의 거래정보
DB로부터 곡개의 기본적인 정보를 신속히 입수하여 주문처리에 있어서의
시간을 수배이상 단축하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DB마케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기업들이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는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돼 가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속에서 일선의 경영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뒤떨어진 자사의 경쟁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경쟁력을 뒤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면 경쟁력의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상상을 초월하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경영기법 또한 경영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우리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실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