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종된 컴퓨터와 주변기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올해도 급속한 컴퓨터 기술발전과 수요의 고급화가 가속화되면서 PC와
주변기기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졌다.

486급 노트북컴퓨터와 펜티엄급 데스크톱PC의 저급형이 단종되는등 느림보
PC가 속속 퇴장했다.

20년 가까이 PC 모니터의 주력기종으로 자리잡았던 14인치 모니터의 국내
생산이 거의 중단되고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모니터도 저가형인
10.4인치의 경우 해외수입에 의존할 정도가 됐다.

데스크톱PC의 경우 486급은 지난 6월 대우통신이 단종하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펜티엄급도 삼보컴퓨터가 2.4분기에, 대우통신이 지난 9월에 각각 75MHz
CPU(중앙처리장치)제품을 단종하면서 90MHz 이하 제품의 출하가 끊어졌다.

1백MHz가 최저가 모델의 자리를 지키게 됐다.

그대신 1백33MHz와 1백66MHz가 주력제품으로 부상했다.

노트북컴퓨터도 지난 9월께 대형업체에서 486급의 생산을 중단했다.

펜티엄급도 대부분의 업체가 75MHz 이하의 CPU를 탑재한 제품의 출하를
중단, 1백20MHz 전후의 제품이 주력모델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10.4인치 TFT-LCD모니터를 장착한 모델은 "구색맞추기"용으로
생산되고 있어 단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정용프린터의 대중화를 이끌던 흑백잉크젯프린터도 지난해말 생산이
중단되면서 연초부터 출하가 중지됐다.

모니터는 14인치의 국내 생산이 거의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LG전자는 14인치 제품을 국내생산할 경우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했다.

행정전산망용으로 납품할 경우 대부분 해외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등 TFT-LCD메이커들은 10.4인치를 단종하고 12.1인치이상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CD롬 드라이브의 경우 3개월만에 단종된 기종이 나타날 정도로 빠른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LG전자는 지난1월부터 생산했던 6배속 CD롬 드라이브를 4월에 단종했다.

이회사는 국내시장에서 CD롬 드라이브의 배속경쟁이 벌어지자 3월말 서둘러
8배속 제품을 내놓으면서 6배속의 생산을 중단했다.

모뎀도 연초까지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1만4천4백bps급의
공급이 중단되고 2만8천8백bps급과 3만6천6백bps급이 대중화되는 시대를
맞았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