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에 "신나라" 파문이 거세다.

"아가동산" 사건이 발생 1주일을 넘고 교주 김기순씨가 자진 출두한
가운데 음반업계에서는 신나라유통이 정상화될 지, 만약 쓰러진다면 누가
인수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신나라유통 (대표 강활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반 도.소매점을 겸한
업체.100여개 음반제작사에서 물건을 납품받아 서울 용산 및 강남과 부산에
300평이상 규모의 소매점을 운영중이다.

88년 설립이후 급성장을 거듭해 국내 음반유통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95년 매출은 130억원, 96년 목표는 350억원이다.

음반제작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자금회수.이미 납품된 물량도
만만찮은데 연말 성수기에 예년처럼 음반을 넣었다가 대금을 받지 못하면
덩달아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따라서 17일 현재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신나라에 공급을 중단했다.

외국계 직배사중 워너뮤직 EMI는 전면 중단, 소니뮤직은 부분 중단한
상태며 폴리그램의 제작유통을 맡고 있는 성음은 계속 납품중이다.

삼성영상사업단과 서울음반도 그대로 공급중이다.

음반관계자들은 많은 회사들이 대금회수문제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연말 성수기 유통엔 이미 차질이 생겼다고 전한다.

지방의 음반소매점등 "신나라"가 이른바 "봉고차유통"으로 메워온
사각지대를 커버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음반관계자들은 신나라에 대해 두가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도들의 무임금노동으로 성장한 유사종교집단으로 언젠가는 무너질
곳이었다" (S사 관계자)라는 주장과 "유통조직이 체계적인 데다 제작사와
소매점 양측에 대금계산을 확실히 했다" (P사 관계자)는 평이 그것.

또 한가지 관심사항은 만일 신나라유통이 쓰러질 경우 "누가 인수하는냐"
하는 문제.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가 어부지리를 얻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영상음반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S그룹이 인수하지
않겠냐고 추측하지만 해당사에서는 "근거없는 얘기다"라고 일축하고 있다.

최근 CD제작공장과 물류창고 (서울 구로동)를 세우고 판매망을 구축한
웅진그룹도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얘기 (S사 관계자)가 있다.

타워레코드를 비롯한 외국계 음반매장들은 내심 매출증대를 기대하는
분위기.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명동 미도파백화점 "파워스테이션"외에는 모두
외국계 매장이 장악할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