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차를 매개로 한 동호회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들은 차동호회하면 으레 "폭주족"을 연상하지만 사실 동호인들은
올바른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는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초부터 모임을 시작한 유니텔 자동차 동호회 "유니카"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모임이 처음부터 내세우고 있는 모토부터가 "올바른 자동차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소비자모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 대국이지만 자동차관련 제도나 문화는 한참
뒤떨어져 있어요.

올바른 자동차문화를 정착시키고 소비자 입장에서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
하자는게 유니카의 설립 취지입니다"(대표시삽 엄민영씨.프로그래머)

유니카는 아직 1년이 채 안됐지만 차동호회에 관한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 회원이 벌써 3,0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지만 40~50대도 적지 않게 가입돼 있고 직업도
회사원부터 테스트드라이버 컴퓨터프로그래머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까지
다양하다.

그런만큼 어떤 모임보다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유니카는 지역모임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수원 경기 부산.경남 대구 광주 등으로 나뉘어 각각 별도의 소모임을 갖고
있다.

이 모임의 회원들은 또 대부분 PC통신 유니텔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의견 교환도 자유롭다.

유니카는 지난 11월3일 제1회 유니텔배 짐카나경기대회를 개최해 주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대회에는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4대 PC통신 자동차동호회를
포함, 일반인 3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유니카는 앞으로도 이 대회를 매년 열 계획이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에 갖는 장애인 봉사도 이 모임의 중요한 활동이다.

그늘진 곳의 사람들에게 온정을 배푸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모임을 이끌어가는 엄민영씨는 또하나의 꿈을 꾸고 있다.

"각기 따로 활동하는 PC통신 차동호회들을 하나로 묶어 강력한 소비자
압력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불합리한 자동차관련 제도나 업체들의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바꿔갈 생각이다.

엄씨는 이것이 단순히 꿈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