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트러스트'..사회구성원간 신뢰가 경제성장 결정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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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사 : 한경서평위원회
** 저 자 : 프랜시스 후쿠야마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피터 드러커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서구민주주의가 "역사의
종언"이 되기 위해서는 서구사회가 시민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후쿠야마를
비판했다.
따라서 필자는 지난7월말 한 연구소가 초청한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세미나에서 관심있게 지켜본 적이 있다.
그의 첫인상은 미국인 기준으로 매우 왜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후쿠야마는 자신은 청일전쟁이 나던 해 미국으로 이민간 일본인 3세로서
일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그의 이전 저서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이 헤겔의 주장, 즉
"역사가 끝났다"라는 단순한 명제를 증명한 것같이, 이 책 "트러스트"에서
후쿠야마는 사회발전의 동인을 제임스 콜맨의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확장해 "신뢰"에서 찾고 있다.
신뢰는 사회거래에 있어 불신비용을 최소화시켜 거래비용을 줄이고
사회를 매끄럽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결정요소들로서 주류 경제학자들은 통화 및 재정정책,
경제혁신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후쿠야마는 경제성장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습.도덕.
협동심 등 사회적 자본이며,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은 그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라고 주장한다.
사회 전체가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면 그 사회는 경제발전의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변화동인을 하나의 요소로 설명한 학자는 많다.
예를 들면 데비드 매클리렌드는 중세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플로렌스의
흥망성쇠 과정을 구성원들의 성취욕구 수준으로 설명했고, 사무엘 헌팅턴은
새로운 세계의 질서는 문화 또는 문명의 출동에서 비롯된다고 역설했다.
후쿠야마는 미국 일본 독일을 고신뢰사회, 한국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저신뢰사회로 분류했다.
그는 한국 이탈리아 중국 등은 가족주의적인 사회로 신뢰의 토대가
약했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해 대규모 경제조직을 만들고, 독일 일본 미국
등은 친족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고신뢰사회였기 때문에 대규모의
기업확대가 용이했다고 보았다.
사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경제조직을 만들게하는
기초조직은 가족이다.
지금까지도 가족경영 형태의 기업이 대다수인 것은 이 때문이다.
후쿠야마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기업형태는 중소기업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연계해 유연성과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확보하는 형태다.
후쿠야마의 주장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자.
그동안 한국정부는 가족주의로 인해 중소기업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극복하려고 의도적으로 거대복합기업 발전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후쿠야마는 상대적으로 신뢰수준이 낮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한국의 재벌은 일본의 게이레쓰와 같은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동시에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았다.
책의 말미에 후쿠야마는 오늘날의 자유주의 정치.경제제도가 지속적으로
그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시민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재규 < 대구대 경상대학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
** 저 자 : 프랜시스 후쿠야마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피터 드러커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서구민주주의가 "역사의
종언"이 되기 위해서는 서구사회가 시민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후쿠야마를
비판했다.
따라서 필자는 지난7월말 한 연구소가 초청한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세미나에서 관심있게 지켜본 적이 있다.
그의 첫인상은 미국인 기준으로 매우 왜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후쿠야마는 자신은 청일전쟁이 나던 해 미국으로 이민간 일본인 3세로서
일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그의 이전 저서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이 헤겔의 주장, 즉
"역사가 끝났다"라는 단순한 명제를 증명한 것같이, 이 책 "트러스트"에서
후쿠야마는 사회발전의 동인을 제임스 콜맨의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확장해 "신뢰"에서 찾고 있다.
신뢰는 사회거래에 있어 불신비용을 최소화시켜 거래비용을 줄이고
사회를 매끄럽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결정요소들로서 주류 경제학자들은 통화 및 재정정책,
경제혁신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후쿠야마는 경제성장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습.도덕.
협동심 등 사회적 자본이며,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은 그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라고 주장한다.
사회 전체가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면 그 사회는 경제발전의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변화동인을 하나의 요소로 설명한 학자는 많다.
예를 들면 데비드 매클리렌드는 중세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플로렌스의
흥망성쇠 과정을 구성원들의 성취욕구 수준으로 설명했고, 사무엘 헌팅턴은
새로운 세계의 질서는 문화 또는 문명의 출동에서 비롯된다고 역설했다.
후쿠야마는 미국 일본 독일을 고신뢰사회, 한국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저신뢰사회로 분류했다.
그는 한국 이탈리아 중국 등은 가족주의적인 사회로 신뢰의 토대가
약했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해 대규모 경제조직을 만들고, 독일 일본 미국
등은 친족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고신뢰사회였기 때문에 대규모의
기업확대가 용이했다고 보았다.
사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경제조직을 만들게하는
기초조직은 가족이다.
지금까지도 가족경영 형태의 기업이 대다수인 것은 이 때문이다.
후쿠야마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기업형태는 중소기업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연계해 유연성과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확보하는 형태다.
후쿠야마의 주장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자.
그동안 한국정부는 가족주의로 인해 중소기업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극복하려고 의도적으로 거대복합기업 발전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후쿠야마는 상대적으로 신뢰수준이 낮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한국의 재벌은 일본의 게이레쓰와 같은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동시에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았다.
책의 말미에 후쿠야마는 오늘날의 자유주의 정치.경제제도가 지속적으로
그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시민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재규 < 대구대 경상대학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