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사가 중대형 승용차와 같은
안전성을 갖춘 세계 최초의 소형차를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독일 언론들
이 9일 보도했다.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지는 벤츠사가 10억마르크(한화 5천5백억원)를
투자해 개발한 A-클라스 신형 모델을 내년 10월 출시할 것이라면서 연간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길이 3.6m인 "베이비 벤츠"의 대당 가격이 기본모델의 경우
3만마르크(1천6백5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이며 선택사양들을 모두 장착
하더라도 4만마르크(2천2백만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력은 휘발유 차의 경우 60-75kW, 디젤 차의 경우 44-66kW이고 연비는
4-7리터의 휘발유로 1백km를 주행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경제전문 한델스 블라트지는 벤츠가 "고급 대형 리무진 일변도에서 탈피,
기업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대형차 시장의 한계와 소비형태의
변화에 적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지는 수개월 전 진델핑겐의 자동차 충격실험장
에서 소형 A-클라스와 기존의 중형 E-클라스를 정면충돌시킨 결과 A-클라스
가 탑승자에게 중형 세단과 같은 수준의 생존기회를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소형차임이 입증됐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시속 50km로 두 차를 정면 충돌시킨 뒤 A-클라스의 차를 점검해
본 결과 어린이도 차 문을 쉽게 열 수 있을 정도로 문짝의 손상이 적었고
차량 내부공간의 위험스러운 형태변화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하고 따라서
탑승자의 위험도가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지에 따르면 20년 전부터 소형차 제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벤츠사
는 그동안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번번이 계획을 포기했으나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전망과 뚜렷한 소형차 선호경향에 자극받아 7년전부터 본격적
으로 "안전한 소형차" 개발에 몰두, A-클라스 개발에 성공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계의 자동차 수요가 오는 2014년까지 지금의
두배인 7천만대로 늘어날 것이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의 수요폭증으로
중형차보다는 소형차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클라스는 내년 3월 일반에 공개된 뒤 9월 프랑크푸르트 국제 자동차
박람회에 출시되며 10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