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부양책"에 대한 단꿈이 깨지면서 실망매물이 봇물을 이뤘다.

큰폭으로 오르던 주가가 맥없이 곤두박질치는 등 큰 일교차를 보였다.

그나마 소형주들은 강보합세를 유지했지만 대형주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중형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M&A관련주를 비롯한 일부 개별재료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냈을뿐 장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오른 종목은 줄고 내린 종목은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광업과 음료업종이 많이 올랐고 고무업종과 은행주는 약세를
보였다.

9일 주초를 맞은 주식시장은 큰폭의 강세를 유지하다 후장중반이후 이내
내리막길을 걸어 끝내 약세를 기록하고 말았다.

종합주가지수는 3.94포인트 내린 692.17을 기록, 93년 9월18일(685.94)이후
약 3년3개월만의 최저치를 보이며 3일연속 600대에 머물렀다.

<> 장중 동향

=초반부터 700고지를 훌쩍 뛰어넘는 쾌활한 얼굴로 출발했다.

당정회의를 통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700고지 붕괴에 따른 반발매수세
가 한데 어울려 활발한 매매공방전을 보였다.

투신사를 중심으로한 기관등이 물량을 내놓는 동안 그래도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에 쌓인 세력들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매매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

증권사 객장에선 "시장안정책이 나오느냐"는 문의가 잇따랐고 한켠에선
"기대심리로 주가가 오르지만 정작 발표되면 실망매물이 터질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던 후장중반에 일은 벌어졌다.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부양책"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그 "뭔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급전직하로 주저앉았다.

후장중반께 11포인트 이상 오르며 종합지수 707선까지 오르다 내림세를
보여 이날 지수 일교차는 15.12포인트에 달했다.

<> 특징주

=후장중반까지만 해도 탄탄한 강세를 보이던 대형우량주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수영향력이 큰 한전 포철 삼성전자 등이 반락세를 보여 오른 종목수
(442개)가 내린 종목수(393개)보다 많았음에도 종합지수를 끌어내렸다.

6일 연속 하락장세 속에서도 개별재료주를 중심으로 초강세를 유지해 상한가
종목도 50개에 달했다.

특히 M&A와 관련된 한화종금과 오비맥주 동산씨앤지 등이 초강세를 달렸다.

또한 종금주들은 모두 7개 종목이 상한가를 터뜨려 눈길을 끌었다.

장중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선 조흥은행이 거래량 1위를 차지했고 미원유화와
부흥도 대량거래와 함께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한신기계는 강세를 보이다 하한가로 마감했다.

<> 진단

=시장전문가들은 "시장의 맥은 M&A관련주들이 잇고 있다"며 "이제 시장
안정책에 대한 단기 심리효과만으로 장세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호재 악재 >>

<>시장안정책 불발
<>내년 금리 소폭 하향안정세 전망(민간경제연)
<>5대 시중은행 주식평가손 2조5,000억원 달해
<>내년 실업률 증가세 예상(한은및 민간경제연)
<>정부, 내년 경제 수출증대및 경기활성화로 "확대지향" 운영
<>한은, 종합수지 5년만에 적자 반전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