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지 쿠스코 주변에 자리잡았던 조그마한 왕국 잉카는 1430년부터
정복 사업을 시작하였다.

1532년 피사로가 페루해변에 최초의 식민도시를 세웠을때 잉카는 현재의
콜롬비아 남부에서 칠레 중부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는 제국을
형성하고 있었다.

불과 100년 사이에 바퀴가 없었던 그들이 어떻게 그토록 빨리 영토를
확장하고 제국을 통치할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그들이 만들어 놓았던 잉카트레일을 걸어보면 저절로 알수
있다.

잉카트레일은 잉카제국이 만들었던 일종의 고속도로이다.

즉 잉카인들은 거점 도시들만 서로 연결시켰기 때문에 빨리 성장할수
있었다.

잉카트레일은 제국이 번성했을 당시에는 방대한 네트워크 망을 가지고
안데스 산지 곳곳을 연결하였겠지만 현재 여행객들이 볼수 있는 곳은
신대륙 유적지의 백미로 꼽혀지는 미추피추 근처의 33 km 구간이다.

고속도로하면 넓적하고 잘 닦인 길이 연상되지만 잉카 제국의 고속도로는
돌을 깐 오솔길이다.

불과 600년전에 존재했던 문명임에도 불구하고 문자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잉카의 역사는 온통 베일에 가려져있다.

현대의 기술력으로도 다루기 힘든 큰 바위를 잉카인들은 무 자르듯이
잘라 건물을 세우면서 문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많은 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문자와 더불어 문명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바퀴가 잉카문명에
없었던 이유도 학자들이 상당히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잉카가 남긴 유적지를 방문해 보면 그 이유를 조금
감지할수 있다.

잉카제국이 통치했던 지역은 안데스 산지가 주를 이루었고 주요 도시도
안데스 산지에 건설했다.

이런 산꼭대기의 도시들을 연결한 도로가 잉카트레일이다.

너비 1.5m 정도의 돌길이 안데스 산지 곳곳으로 연결되었으며 주요
운송수단으로는 가축인 야마가 이용되었다.

잉카인의 삶에서는 수레가 전혀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 잉카트레일을
걸어보면 피부로 느껴진다.

중간중간에 잉카 유적지도 나오며 안데스의 설봉들을 매일 볼수 있기
때문에 아주 흥미진진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지막 날 걸어서 마추피추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기차타고 버스타고 마추피추에 올라오는 사람들과는 다른 감동이 있다.

더구나 마추피추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마지막 캠핑을 하는 날
보름달이라도 뜬다면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강문근 < 여행가 >

<< 여행정보 >>

잉카트레일을 걸어보려면 일단 쿠스코까지 가야한다.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서 쿠스코까지는 버스로 42시간이 걸린다.

안데스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기로는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쿠스코의 각 여행사에서 "잉카트레일 3박4일 투어"를 5만원 정도에
취급하고 있다.

잉카트레일은 마추피추를 향하여 한방향으로만 걸을 수 있고 반대방향으로
걷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페루의 전반적인 정보를 다룬 페루탐험 (http://www. peru-explorer.
com/)에 가면 쿠스코와 마추피추, 그리고 잉카트레일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