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12월8일.

이날짜 일본경제신문 1면에는 미쓰비시 닛산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자동차의 내.외판재로 포철의 냉연강판을 사용키로 했다는 사실이
머리기사로 실렸다.

양이 많지않을 뿐더러 포철이 신일본제철에 이은 세계 2위의 철강업체로
인정받고 있던 터라 얼핏보기에 그렇게 이채로운 일이 아닌데도
일본경제신문은 이 기사를 톱 뉴스로 다루었다.

일본경제신문이 이 기사를 크게 다룬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그 때까지 외국산 냉연강판을 내.외판재로 사용한
적이 없다.

각국 철강업체들이 시도는 했지만 일자동차업체들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자동차의 내.외판재로 쓰이는 냉연강판은 냉연중에서도 최고의 품질을
요구하는 제품.표면이 미려해야하거니와 외부충격에 견딜수있는 강도도
높아야한다.

그러면서도 가공성이 뛰어나고 부식에도 강해야 한다.

냉연강판은 겉보기엔 차이가 없어도 도장을 하고나면 품질의 차이가
나타나 자동차업체들은 외판재용 강판 선택에 특히 신중을 기한다.

세계자동차산업을 리드하고있는데다 자국 철강제품을 우선 사용키로
정평이 나있는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이 포철산 냉연강판을 사용키로
했다는 것은 포철제품이 가격경쟁력 뿐만아니라 품질에서도 세계최고
수준에 올라섰음을 입증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일본의 철강업체들이 포철에 대한 견제의 고삐를 전에 없이 바짝 조이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포철의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자동차업체는 이후 갈수록 늘어 현재는
미쓰비시 닛산외에 혼다와 말레이시아의 프로톤사등이 내.외판재로
쓰고있다.

아직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GM(제너럴모터스)과 폴크스바겐등도
포철산 냉연강판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동차용 내.외장재로 손색이 없다는게 증명되면서 자동차 못지않게
고품질을 요구하는 전기전자분야 업체로부터의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고
포철은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미쓰비시전기등이 포철의 냉연강판을 수입해가고 있다.

포철은 현재 연간 720만t의 냉연강판을 생산해 이중 250만t을 수출한다.

주요수출시장은 일본과 미국 동남아 중국 등이다.

97년8월 완공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연산 180만t규모의 광양
제4냉연공장이 준공되면 포철의 냉연강판 생산규모는 연900만t으로
늘어난다.

포철은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수출주력제품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차체의 안정성과 경량화추세에 대비해 3년전부터 자동차 도어용
임팩트 빔용 강판, 초심가공용 강판, 이층전기도금강판, 유기피복강판등의
개발에 착수했다.

이중 일부 제품은 이미 개발 완료해 생산에 들어갔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