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종 동서증권사장은 요즘 틈만나면 쪽집게과외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짬짬이 전산담당직원으로부터 1대1로 PC사용법을
배우고 있는 것.

이미 도스 윈도 워드프로세스 엑셀등을 마스트했고 최근에는 PC통신
사용법을 연마하고 있다.

"증권시장만큼 컴퓨터사용이 필수적인 곳도 없을 겁니다.

증시에서는 주가 정보 공시 등 모든 정보들이 컴퓨터를 통해 전달됩니다.

선물시장개설로 컴퓨터 도움없이는 시장참여자체가 불가능할 정도가
됐지요"

김사장은 그러나 "이같은 컴퓨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작 저를 비롯한
회사임원들은 최근까지 컴맹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 4~5월 두달동안 임원들을 대상으로
PC조작과 사무자동화에 대한 기본교육을 실시했다.

김사장도 이자리에 참석했음은 물론이다.

이후에도 PC조작이 유능한 직원과 임원들을 1대1로 묶어 지속적으로
임원들에대한 컴퓨터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김사장은 "컴퓨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용어도 낯설고요.

자판도 잘 외워지지않고 사용하지않으면 금방 잊어버리게 되요.

늦은 나이에 PC를 배우려니 부딪치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라며
고충을 털어 놓는다.

그러나 요즘은 어렵게 배운 컴퓨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사장은 상장사사장을 만나러 갈 때는 먼저 PC부터 켜는 습관이
생겼단다.

"회사단말기안에는 상장사들의 최근실적 정보사항 기업내용등 각종
정보들이 총망라돼 있어요.

상대방에 대해 훤히 알고있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상대방이 무척
좋아해요.

쉽게 업무협조를 얻을 수 있지요" 김사장은 또 각종 인사자료도 컴퓨터를
통해 꼼꼼히 챙기고 있다.

PC를 통해 직원들의 면면을 살펴 가장 적당한 장소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일일영업실적 일일상품판매현황도
한눈에 파악할수 있어 회사를 한손에 장악하고 있는 느낌이다.

김사장은 앞으로 증권업의 성패는 전산에 달려있다고 확신한다.

"증권사가 운영하는 상품이 주식 채권 선물 옵션등으로 다양해짐에따라
자산운용에 대한 전략이 종이위에서 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는 "내년부터
모든 결재를 전자우편을 통한 사내결재로 대체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 조성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