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병의원과 약국등이 문을 닫아 환자들만 불편을 겪었다.

서울의 개원의사와 약사 1천3백여명이 20일 의료보험수가 현실화 등을
논의키위해 병원과 약국문을 닫고 강남성모병원에 모여 의료개혁토론을
벌이는 바람에 애꿎은 시민들만 골탕을 먹은 것이다.

이때문에 환자들은 진료 하는 병원을 찾아 헤매었으며 이날 휴진을
하지 않은 대학병원 응급실엔 평일보다 환자가 두배이상 몰리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놀이터에서 넘어져 팔에 상처가 난 세살박이 손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던 이영자씨(64.서울 연희동)는 "동네병원이 모두 문을 닫아 인근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서 가까스로 치료했다"며 "한꺼번에 문을 닫는다면
아픈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냐"고 개탄했다.

제일은행 서울 남대문지점에 근무하는 오정균씨는 "이번 의사와 약사들의
행동은 집단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국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와관련 집단휴진이 장기화되거나 지방으로 확산될
경우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사와 약사에 대해 징계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검찰도 의사협회와 약사회등 관계자들을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의사와 약사들은 한방정책관 신설방침을
철회하고 의료보험수가를 현실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