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강태공들의 모임인 낚시회는 지난 84년 창립되어 사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동호인 모임중에 하나다.

항상 서두르지 않으며 기다림의 끈기를 제일의 미덕으로 삼고 하나에서
열까지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어느덧 자연스레 몸에벤 우리
낚시회원들은 현재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항상 바쁜 일과속에서도 월 정기출조와 봄, 가을로 기획되는 바다낚시에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는 우리 회원님들께 회장인
나는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격렬한 몸동작이 필요치 않아 비교적 정적인 여가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낚시, 그러나 시작부터 끝맺음까지 준비할 것이 많고 치밀한 사전
전략과 지혜가 없고서는 실패하기 알맞은 것이 낚시다.

수심에 따라 홋수를 달리하는 낚시대, 어종에 따라 줄의 굵기, 찌의
종류를 달리해야 하며 지역을 익히 알고 있는 군들에게 포인트를 물어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것이 성공의 첩경이라 하겠다.

낚시에 대한 철할과 스타일은 그 사람의 성향을 상당하게 내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항상 낚시보다는 회원들의 생각이나 대소사에 관심을 쏟는 중앙고속도로
소장 유정하 부장, 해박한 이론으로 포인트 선정에대한 정확성과 적당한
미끼선정 그리고 일정한 위치로의 미끼투척 등이 낚시의 성공비결이라
주장하는 관악타워 이경희 차장, 조금 형이상학적으로 이론과 기술보다는
옛날 강태공의 그것마냥 고리를 낚기보단 세월을 낚는 편이라할까?

항상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정신을 수양하는 듯한 우리모임의 감사
총무부 이철호 과장,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물속의 고기에게 주문을 외고
실적이 좋을거라는 한가지 믿음으로 온밤을 꼬박새는 플랜트부 김무경
과장, 이들 모두가 우리모임의 핵심이자 숨은 일꾼들이라 하겠다.

낚시는 사계절의 기후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의 느밈과 감흥이 크게
다르다.

들녘의 꼿들이 지청인 봄에는 저수지 낚시를 해보라 권하고 싶고 성하의
여름에는 계곡의 견지낚시, 천고의 가을에는 경치좋은 어느 섬에서의
바다낚시, 온세상이 하얀 겨울에는 뚜꺼운 파카를 입고 쪼그려 앉아
얼음낚시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고기를 낚는것을 낚시라 하지만 이를 통해 자연과 벗할수 있는 순수함과
한발 물러나 사물을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낚는것이 보다 더 중요한
우리 직장인들의 참낚시라 할수있지 않을까?

이를 깨달았는지 요즈음 회원들에게는 사정이 허락하면 가족과 함께
출조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고 올해부터 동호인 모임에 대한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우리 롯데건설 낚시회는 한가지 목표가 생겼다.

내년 가을쯤에는 가족과 함께 비행기 카고 제주도에 가 다금바리
낚시라도 해보는 작고도 큰 소망이 이뤄지리라본다.

홍의준 < 롯데건설 기획담당 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