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정했는가에 따라 보석가치가 달라지면 그만큼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는거죠.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석감정사들이 기준에 맞게 보석을
감정할수 있도록 능력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에 근무하는 손병철계장(32).

이 회사에 단 한명있는 보석감정사다.

그는 지난 85년 고교졸업후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 89년 미
남가주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후 1년간 국내에서 무역회사를 다니던 그가 보석감정사로 변신한
것은 자기만의 일을 해보고 싶은 도전의식때문.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소비수준도 높아질텐데 각광받을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미국에서 유학할때 언뜻 생각났던 보석감정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91년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지금같은 자격증 시험도, 전문적인 양성기관도
없었기 때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GIA(미국보석학협회)에 입학해
다이아몬드감정과 유색보석감별등 보석이론과 감정 감별과목을 6개월코스로
수료해 당당한 전문가로 변신했다.

현재 그는 회사내에서 국내외 보석업체에서 생산된 물품을 감정하고
구입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그만큼 치밀하게 분석하고 노력해야하는 자리다.

"보석감정사가 되고 나니 친구들이나 친지들, 직장동료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특히 결혼할때마다 상담을 받죠"

소탈하게 웃지만 우리나라에서 보석시장이 발전된 것에 비해 이를
뒷받침해줄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을 안타까워한다.

언젠가는 독립해 보석산업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손씨.

"그동안 거래가 있어 믿을수 있거나 아는 사람이 있는 곳을 일단 찾아가는
게 좋고 감정서를 꼭 확인하고 보관해야 혹시 일어날수 있는 피해를 막을수
있다"는게 소비자들에게 들려주는 보석구입요령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