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은행연합회의 존재 의미 자체가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은행연합회장 경선이 재경원과 한은의 자존심 대결로 비화된 것은
11일 10개 특수은행장들이 재무부차관 출신의 이동호 전 내무부장관을 회장
후보로 천거키로 의견을 모으면서부터다.
아무래도 재경원의 "입김"을 많이 받는 특수은행장들이 이 전장관을 천거
하자 재경원의 "뜻"이 음으로 양으로 작용했다는 소문이 금융계에 나돌고
있다.
정작 재경원은 "근거없는 소문"이라며 엄정 중립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비해 황창기 전 보험감독원장은 한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 한은출신들이 많은 지방은행장들(10명)은 황 전원장을 지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은의 고위관계자들도 "중앙은행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을 맡는 것도 괜찮다"
며 지지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현정부 실력자와 인척관계라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금융산업개편 등을 앞두고 은행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
하기 위해선 시중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명분을
바탕으로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던 이종연 전 조흥은행장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진 상태.
그러나 상당수 은행장들은 이번엔 은행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속내 희망을 갖고도 있어 투표에서 의외의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이익단체의
장인데도 상급기관의 입김이 강한건 아이러니"라며 "은행장들은 소신투표를
통해 자율경영의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